뒤늦은 연휴 통보에 여행 계획 막막· 부모는 아이 맡길곳 못찾아 쩔쩔
#. 서울 사는 직장인 임모씨(36)는 5월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회사에서 샌드위치 데이 때 연차 사용 가능 여부를 뒤늦게 알려줘 이제야 여행계획을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차휴가인 4일을 포함해 총 6일의 휴가를 얻었는데 어린이날이 끼어있어 초등학생인 딸도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다. 해외여행은 이미 늦었고 국내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데 유명한 곳은 이미 숙소 예약도 다 차버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중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5월 황금연휴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뒤늦게 황금연휴에 합승한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연휴 여부가 늦게 결정되면서 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고민이 더 많다. 황금연휴에 어린이날이 끼어있어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나 선물, 여행 등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이번 5월 연휴 기간 중 초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휴일을 주는데 대부분 4일은 쉬게 해주는 분위기다. 일부 학교의 경우는 근로자의 날인 1일과 2일까지 휴일로 지정해 짧은 방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장 10일에 달하는 휴가기간에 아이와 좋은 추억을 만들지 못한다면 아내와 가족들로부터 받게 될 원망의 목소리는 피할 수 없다.
임씨는 “회사에서 한두달 전에만 연차 사용 가능여부를 알려줬어도 미리 계획을 잘 세워서 연휴를 보냈을 것”이라며 “이제와서 연휴 계획을 세우려다 보니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 고민이 많은 부모들도 있다. 5월에 자녀들의 중간고사가 잡힌 부모들이다. 많은 중고등학교들이 5월 황금연휴와 대선을 앞두고 중간고사를 4월로 조정했지만 일부 학교들은 여전히 5월 초중순으로 중간고사를 잡아뒀다.
이렇게 되면 연휴기간에 자녀들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어 가족들이 함께 여행을 하거나 하는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춘천에 사는 학부모 이모씨(45)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중간고사가 5월 중순이라서 황금연휴에도 어디 멀리 놀러갈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상황을 봐서 가까운 곳에 나들이 다녀오거나 하는 정도 외에는 일정을 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황금연휴 기간에도 아예 쉬지 못하는 부모들도 많다. 주로 대기업이나 공무원들 보다는 중소기업에 이런 경우가 많다. 작은 기업의 경우 계획에 없던 휴일이 생기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어서 샌드위치 휴가를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만약 황금연휴에 부부가 모두 제대로 쉬지 못한다면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맡길 곳을 따로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최근 국내 한 독서교육업체가 모바일 앱과 온라인을 통해 유아 및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 638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황금연휴가 반갑지 않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이나 황금연휴를 반기지 않은 이유로는 ‘직장 출근으로 아이만 집에 있을 것 같아서’(46%)가 가장 많았고, ‘가족과 무엇을 하며 보낼지 고민이 돼서’(23%)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것 같아서’(18%)가 뒤를 이었다.
황금연휴로 인한 단기방학 시행 시 보완해야 할 사항으로는 많은 학부모가 ‘남편의 회사(혹은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연휴 내내 휴가 제공(40%)’을 꼽았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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