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대표 기업 두 곳의 명암이 최근 엇갈렸다. 중국 안방보험이 시도한 미국 보험사 인수 시도는 끝내 무산된 반면 알리바바그룹 산하 금융 계열사는 미국 송금 서비스 기업 매입가를 높이는 통 큰 베팅에 나섰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18일(현지시간) 안방보험이 미국 피델리티 앤드 개런티 라이프(FGL)를 16억달러(약 1조8200억원)에 인수하려던 협상의 최종 마감 시한이 지났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M&A 철회를 의미한다. 이번 거래는 2015년 11월 처음 협상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17일까지 세 차례나 연기됐다.
이번 딜에 정통한 소식통은 차이신에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는 통과했으나 뉴욕 금융서비스국이 안방보험의 주주 구성에 관한 상세 자료를 요구한 데 대해 안방보험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보험 당국에도 협조를 요청했으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허가를 내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안방보험은 지난해에도 미국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를 140억달러에 인수하려다 중도 철회한 바 있다.
반면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자회사이자 즈푸바오(알리페이) 운영사인 앤트파이낸셜은 미국 머니그램 인수가를 12억달러로 무려 36% 올려 M&A 판돈을 더 키웠다. 경쟁자 유로넷이 8억8000만달러를 제시한 지 한 달 만으로, 승기는 다시 알리바바 쪽으로 기울었다.
앤트파이낸셜의 새로운 제안은 주당 18달러로 이전의 13.25달러에서 높아진 것이라고 두 회사는 공동 성명에서 밝혔다. 유로넷은 주당 15.20달러를 제시했다. 최근 머니그램 주가는 16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머니그램 이사회는 앤트파이낸셜의 인수가를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나 중국 자본으로의 M&A를 저지하려는 유로넷 등 일부 반대 세력의 공격과 깐깐한 미국 당국의 승인 절차를 넘어야 최종 인수가 가능하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