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권한대행 "AI·구제역 방역, 사전대비 중심으로 전환"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13일 조류독감(AI)과 구제역 방역과 관련해 "사후대응 위주인 현재의 방역체계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가축 사육환경 개선 등을 통해 사전대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AI·구제역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AI와 구제역이 2014년 이후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번에는 AI와 구제역 모두에서 두 가지 유형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나타났고,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AI는 아직도 산발적으로 확진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특히 철새·사람·축산물자의 국내외 이동 증가, 대규모 밀집사육 확대 등으로 방역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이에 맞는 방역체계의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사전 방역활동이 부가적인 비용이나 선택사항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선진 축산업으로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 투자이자 전제조건이라는 인식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가축질병에 대한 방역활동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면서 "반복발생에 책임이 있는 농가와 계열화사업자에 대해 축산업 운영을 제한·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살처분 보상금, 정책자금을 방역수칙 준수 정도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등 방역주체의 책임성 강화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규 축산농가에 대해 기존농가, 철새도래지와 일정한 거리제한 의무를 신설하고, 기존 밀집지역에 대해서는 축사 이전 촉진과 시설현대화를 집중 지원해 방역친화적인 축산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철새 예찰 전담팀 구성·운영, 취약농장 관리 전문 수의사 지정제 도입 등을 통해 AI 바이러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상시 예찰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황 권한대행은 "AI와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에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는 강력한 초동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면서 "가금사육지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위기경보단계를 즉시 심각단계로 발령해 발생 초기부터 민관군이 합동으로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시·도지사에게 일시이동중지명령과 수매·도태 권한을 부여하고, 수의사의 AI 진단활동 권한을 확대하는 등 현장 중심의 방역활동을 강화하겠다"며 "매몰지 환경관리책임자 지정, 재입식 승인요건 강화 등을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사후관리도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은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는 오늘 마련한 방역대책을 신속하고 차질없이 추진해 달라"면서 "이번 대책이 현장문제를 해결하는 제도 변화는 물론 방역 주체의 방역활동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