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15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에 이어 고용지표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체 실업자 수는 여전히 100만명을 훨씬 웃돌고 있고, 경제·사회구조적 요인이 그 배경이라는 점에서 '반짝' 회복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2626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만6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40만명대를 회복한 것은 2015년12월(49만5000명) 이후 처음이다. 30만명대를 회복한 전월(37만1000명) 대비로도 훨씬 높다.
이는 지난 1~2월 신규채용을 꺼렸던 기업들이 3월부터 서서히 인력채용에 나선 데다, 최근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2월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조금씩 좋아지면서 고용지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 도소매, 보건복지 등 내수와 관련한 서비스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16만4000명), 도소매업(+11만6000명), 보건및사회복지업(+10만1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늘었고, 제조업(-8만3000명), 사업시설관리(-6만6000명) 등은 감소했다. 보건서비스업의 경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신규채용이 늘었다. 또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일반기계 등 수출이 크게 개선된 업종들을 중심으로 고용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정부측의 분석이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의 비중은 50.6%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제조업 전체 취업자 수는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계·식품 등 수출에 힘입은 일부 제조업의 고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면서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2만7000명 늘었다.
전반적인 지표는 1년전보다 개선됐다. 3월 실업자 수는 114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명 줄었다. 같은 달 실업률은 4.2%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실업률은 0.5%포인트 감소한 11.3%를 나타냈다. 당초 정부는 올해 1분기 고용지표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역대 최악을 나타낼 것으로 우려했으나, 전년·전월 대비 모두 개선세다.
같은 달 고용률은 60.2%로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1.0%포인트 상승한 66.1%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지표를 기반으로 고용이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1~2월에 미처 채용하지 못한 인력 등이 3월에 반짝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업률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2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구직활동 중인 학생, 공무원시험준비생, 경력단절여성 등을 포함한 고용보조지표3은 11.5%를 기록했다.
여기에 니트(NEET)족 등 실업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들까지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20~30%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1625만7000명) 가운데 구직포기자는 3만6000명 늘어난 46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구직활동 시작 시, 실업자로 집계된다는 점에서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수활성화를 통한 선순환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관계자는 "연초에 비해 경기가 개선되면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아직 고용지표 개선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너나할 것 없이 '일자리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5·9 장미대선에 눈길이 쏠리는 까닭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결국 (고용한파의) 원인은 경기불황인 만큼 기업이 채용을 늘리도록 하고 고용정책을 보다 세밀하게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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