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디지털化' 급속 진행…은행, 신속한 '인적 자원 효율화' 전략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1년 전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류 대표 바둑기사 이세돌을 제쳤다. 화려한 데뷔무대를 치른 AI는 각 산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파고들었고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 은행원'들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과연 AI의 등장으로 은행원은 사라질까. 미래를 연구하는 싱크탱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제롬 글렌 대표와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가 공동 저술, 올초 발행한 '세계미래보고서 2055'는 "인간이 컴퓨터 앞에서 하는 웬만한 일은 AI로 대체 가능하다"며 "실제 4차 산업혁명 초창기인 현재, 이미 급격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모습이 세계 각지에서 목격되고 있다"고 말한다.
미래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 미국 다빈치연구소 소장도 "2030년까지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특히 전통 직업은 급속히 사라지고 대부분 프리랜서가 된다"고 수차례 공언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라지는 일자리 그 자체보다 '전통 직업'에 방점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미래보고서는 프레이 소장의 발언에 대해 "20억 명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새로운 종류의 직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은행으로 범위를 좁혀 보면, 1990년 7월 신한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명동 지점에 '기계 은행원' 자동화기기(ATM)를 설치했을 때에도 '인간 은행원'들은 일자리를 걱정했다. 2000년대 들어 본격 IT기술이 도입되면서 전자결제시스템 등 금융 산업이 정보화되자 우려는 더욱 커졌다.
결과는 반대였다. IT기반의 금융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고 업무 효율화를 이루면서 2000년대 금융시장 자체가 급격히 성장했다. 은행원 수도 크게 늘었다. 당시 은행들이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전업주의'를 과감히 탈피하고 복합금융상품을 개발, 판매하기 시작한 덕분이다. 주판알을 튀기던 은행원은 사라지고 보험도 팔고 증권업도 수행하는 '복합 금융맨'으로 진화했다.
그로부터 약 20여년이 지난 현재, 인간 은행원은 '2차 진화'를 요구받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하고 업무 전반에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방식을 고수하면 할수록 수익성 및 생산성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1위 리딩금융그룹을 이끄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은행 중심의 DNA를 버리고 자산운용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8.58%를 기록, 타행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어 KEB하나은행 5.63%, 우리은행 5.44%, KB국민은행 4.18% 순이다. 하지만 이는 국내에서의 비교일 뿐, 해외 유수의 금융사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조 회장은 "ROE가 적어도 두 자릿수는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직원뿐 아니라 은행의 노력도 필요하다. 세계미래보고서는 "미래에 필요로 하는 기술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며 "신기술은 갑자기 큰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디지털 시대에 맞춘 '신속한' 인재개발 전략 변화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적 자원 효율화'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이 더해진다면 '인간 은행원'들의 일자리 불안감은 덜어낼 수 있다. 물론 '진화'가 전제돼야 한다. 결국 디지털 환경에서 '인간 은행원'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열쇠는 '스스로 얼마나 진화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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