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민연금에 대우조선해양 담당 실장을 급파하기로 했다. 실장급은 구조조정 담당 임원 아래 실무자들을 대표하는 만큼, 국민연금에 대한 설득에 총력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 구조조정 담당인 김석균 산은 구조1실장과 김형준 수은 기업구조혁신실장이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찾아 설명회를 가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국민연금을 사채권자의 일부로 분류해 일반 실무자급을 보내기로 한 것에서 급을 격상시킨 것이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전체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약 29%인 3900억원을 들고있어 채무재조정의 키를 가지고 있다고 산은과 수은은 판단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과 산은에 의사결정을 위한 추가 자료를 공식 요청했다. 대우조선 추가 유동성 지원의 근거가 된 삼정KPMG의 실사보고서와 대우조선 내부 자료 등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최순실 트라우마 등으로 채무재조정에 동참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채무재조정의 전제 조건으로 대주주인 산은의 추가 감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이미 신규자금 지원과 주식소각, 감자, 출자전환 등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고 있어 추가 감자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추가 자료를 확인한 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며 “엄격한 절차에 따라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국민연금 가입자를 위한 기금이익 제고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이날 대우조선과 산은으로 부터 채무조정 관련 설명을 듣고 31일 열리는 투자관리위원회를 통해 내부 의사결정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7일부터 18일까지로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일까지 최종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지원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강제력 있는 구조조정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이 가동된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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