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농구 안양 KGC의 포워드 양희종(33)은 지난 22일 소속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하자 "향수를 느꼈다"고 한다.
KGC는 창단 25년 만에 처음 정규리그를 제패했다. 양희종에게도 첫 경험이다. 그는 지난 2012~201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떠올렸다. "당시 멤버 중 나와 이정현(30), 오세근(30)이 남았다. 이정현, 오세근은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시즌이 끝나면 팀을 떠날 수도 있는데 그 전에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 좋았다"고 했다. 김승기 KGC 감독(45)은 "양희종이 수비에서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그를 정규리그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양희종의 별명은 '양무록'. 경기를 많이 뛰어도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기록 면에서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올시즌 정규리그 마흔한 경기에서 평균 4득점 3.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양희종이 팀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는 크다. 그의 투지 넘치는 수비는 팀에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준다"고 했다. 양희종은 "우리 팀에는 공격적인 선수가 많다"면서 "내 역할은 뒤에서 돕고 궂은일을 하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경기에서는 후배들이 냉정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수비가 워낙 적극적이어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지난달 5일 LG와의 창원 원정 경기에서는 상대팀 센터 김종규(26)와 충돌했다. 이 경기에서 김종규가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쳐 팬들 사이에 논란이 됐다. 양희종은 "상대팀 팬들께서 미워하시는 것도 이해한다. 대표팀에서 외국팀 선수를 막으면 박수를 쳐주시던 분들"이라고 했다. 수비에 집중하다 보니 부상도 잦다. 양희종은 오른쪽 발목에 만성적인 통증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 7일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그는 "항상 재활과 치료,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KGC는 26일 부산 kt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한 뒤 다음달 10~18일 4강 플레이오프를 한다. 4위 울산 모비스와 5위 원주 동부 중 한 팀과 맞붙는다. 양희종은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면 '미치는 선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내가 미치든 동료가 미치든 부딪혀볼 것"이라면서 "공격진이 잘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뛰겠다"면서 "마이클 조던(54)이 와서 혼자 40득점씩 해도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지면 소용이 없다. 한 팀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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