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경우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며 양국 간 협력을 통한 상생을 강조했다.
21일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해 양국이 협력을 통해 '투키디데스 함정'과 '킨들버거 함정'을 피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이론에서 유래된 '투키디데스 함정'은 기존 패권 국가와 빠르게 부상한 신흥 대국 간 긴장과 갈등이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일컫는다.
'킨들버거 함정'은 마셜 플랜을 설계한 찰스 킨들버거가 제시했다. 새롭게 등장한 패권 국가가 기존 패권국이 생산하던 공공재를 제공하는 데 실패할 때 전 세계적 재앙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왕 부장이 킨들버거 함정을 거론한 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를 다시 한 번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는 "어느 한 나라가 공공재를 공급하기에는 세계가 너무 복잡하다"면서 "국제적인 협력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과 대화와 협력을 통해 역사적으로 나타난 이런 함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전략적인 관점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의 '쌍궤병행(雙軌竝行)' 노선을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은 일단 핵·미사일 개발 활동을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도 대규모 군사훈련을 멈추는 '쌍중단(雙暫停)'을 쌍궤병행의 첫 걸음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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