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로 여겨졌던 이스라엘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7일 열릴 A조 최강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개막전에서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결승점을 내주고 1-2로 패했다.
투수진은 볼넷 아홉 개를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중심타선의 침묵도 아쉬웠다. 4번타자 이대호는 5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고 연습경기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던 김태균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김태균은 마지막 타석이었던 8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 출루, 체면치레를 했다.
연습경기 때 중심타선에서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최형우는 경기에 나오지 못 했다. 최형우를 대신해 5번 타자로 출전한 손아섭이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연습경기에서의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초반부터 경기 흐름이 원활치 않았다. 한국은 상대 선발 제이슨 마르키스와 잭 쏘튼에 봉쇄당하며 4회까지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 했다. 4회까지 선두타자가 한 번도 살아나가지 못 했다.
반면 선발 장원준은 2회 제구력이 흔들리며 선취점을 내줬다. 장원준은 1회를 공 아홉 개로 간단히 처리했으나 2회 들어 볼넷 세 개를 내주며 밀어내기로 1실점했다. 장원준은 4이닝 동안 삼진을 다섯 개나 잡아내고 2피안타 1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으나 2회 스스로 무너지며 1실점한 것이 옥의 티로 남았다.
한국은 5회말 1-1 동점을 만들었다. 2회 실점 때와 마찬가지로 상대 투수가 흔들리면서 득점을 올렸다.
5회말 공격에서 선두 8번타자 허경민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9번 허경민이 몸 맞는 공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1번 이용규가 8구 승부 끝에 아쉽게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2번 서건창이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가며 역전을 노렸으나 3번 김태균이 포수 파울플라이, 4번 이대호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역전까지는 만들어내지 못 했다.
한국은 6회말부터 8회말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가 출루하면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적시타를 터뜨리지 못 했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 손아섭의 내야안타와 양의지의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으나 허경민의 병살타로 아쉬운 기회를 날렸다.
7회말에도 선두타자 김재호가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용규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8회말에도 선두타자 김태균이 볼넷을 출루했다. 김태균은 대주자 오재원으로 교체됐고 이대호가 삼진아웃으로 물러난 후 손아섭의 안타가 나오면서 1사 1, 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민병헌의 3루 땅볼 때 선행주자 오재원이 아웃됐고 양의지도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또 다시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이스라엘도 5회부터 잇달아 득점 기회를 날렸다. 5회초와 6회초 연속으로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7회초와 8회초에는 잇달아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적시타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 8회초에는 오승환이 2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공 네 개로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9회 공방에서도 득점에 실패하며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한국은 10회초 수비에서 이스라엘에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임창용이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를 3루 땅볼로 잡아냈으나 이후 볼넷과 안타를 허용해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임창용은 스퀴즈 번트를 시도한 이스라엘 8번 타자 크리거를 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듯 했으나 9번 버챔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결승점을 내줬다.
10회말 한국의 공격은 삼자범퇴로 무기력하게 끝나고 말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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