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등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 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0일의 수사기간동안 900여개가 넘는 컴퓨터·모바일 기기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6일 오후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빌딩에 똬리를 틀고 수사를 시작한 특검은 10개의 조사실과 각종 과학수사 장비를 구축하고 방대한 증거, 증인, 압수수색 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2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 15곳을 압수수색한 것을 시작으로 수사기한 종료일인 지난달 28일까지 총 46회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수사기간동안 각종 디지털 데이터나 통화기록 등 범죄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포렌식 분석을 컴퓨터 및 저장매체 554대, 모바일기기 364대 등 총 918대의 기기에 대해 실시했다. 특검이 분석한 기기에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로부터 확보한 '제2의 태블릿PC'등이 포함됐다.
특검은 해당 기기에서 8.5TB 규모의 자료를 확인했다. 디지털 압수자료의 경우도 PC 등 저장매체 549개(15.3TB), 모바일 351개(9.8TB) 등 총 900개(25.1TB)에 달한다.
또 모바일 통합 분석 시스템(MIDAS) 체제를 구축해 모바일 기기에서 산출한 분석정보 약 4700만건, 통신사실조회요청 자료 220만건, 메신저 송·수신 내역 약 3600만건의 검색을 제공했다. MIDAS는 방대한 모바일 관련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검색하기 위한 웹기반 검색 시스템을 의미한다. 특검은 수사기간 중 하루 평균 3000회의 MIDAS 자료를 조회했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특검은 관련된 범죄 행위자들의 핸드폰 압수에 공을 들여왔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 3일 "특수수사의 출발점은 '핸드폰을 찾아라'"라며 "핸드폰만 제대로 압수하면 수사에 바로 (도움이 된다). 알고리즘 분석이라고 하는데 숨은 차명폰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검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계좌 확인 및 추적도 5건 진행했다.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과 최씨의 차명폰 사용을 포함한 통화사실 확인자료 제공 요청 허가청구도 22건 있었다.
숨가쁘게 달려온 특검은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총 최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15명을 구속기소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등 15명의 불구속기소까지 합치면 총 기소자는 역대 특검 최대인 30명에 달한다.
특검은 한정된 수사기간 등으로 조사를 완벽히 마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로 관련 내용을 이관했다.
박 특검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를 하면서 "저희 특검팀 전원은 국민의 명령과 기대에 부응하고자 뜨거운 의지와 일관된 투지로 수사에 임했지만 한정된 수사기간과 주요 수사 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 특검 수사는 절반에 그쳤다"며 "이제 남은 국민적 기대는 검찰로 되돌린다. 앞으로 특검이 추가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검찰도 훌륭한 수사 성과 낼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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