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 식자재 매장, 요리, 미술관 등 SNS 소개
이마트 라이프 스타일 공간 변신 의지
SSG푸드마켓ㆍPK마켓 '테스트베드'로
새로운 전략 귀국 후 본격 추진 전망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 소개한 '이틀리' 내 테이블. 정 부회장은 사진을 직접 찍어 올리며 "마트에 이런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6일 신세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유럽 출장길에 올라 각국의 '핫'한 식자재 매장, 미술관 등을 둘러보고 현지 관계자들도 두루 만나고 있다. 자신이 이끄는 대형마트와 프리미엄 푸드마켓 사업에 상품 판매 이상의 가치, 즉 고급스러움을 덧입히기 위해서다.
이번 유럽 출장의 콘셉트는 정 부회장이 직접 '별 것 아닌데 별 것처럼 보이는'으로 정했다. 언뜻 사소해 보여도 그 속에 고고함, 디테일 등이 숨어 있는 대상이라면 요리, 건축물, 인테리어, 풍경 가릴 것 없이 정 부회장의 위시 리스트에 담겼다.
정 부회장은 출장 일정을 마치기도 전에 지시 아닌 지시를 내려 직원들을 긴장시켰다. 평소 애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다. 그는 지난 1일 이탈리아 이틀리에 놓인 테이블을 직접 사진 촬영해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마트에 이런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테이블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엔 "이런 테이블이 마트 한복판에 있으면 쇼핑이 더 재미있어질 듯하다"는 글을 달았다.
'Mangi meglio, vivi meglio('잘 먹고 잘 살자'는 뜻의 이탈리아어)'를 캐치프레이즈로 삼는 이틀리는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시작된 고급 푸드마켓이다. 이곳에선 고기ㆍ채소ㆍ과일ㆍ빵ㆍ파스타 등 식재료와 이것들로 요리한 음식, 각종 조리 도구, 그릇, 요리책 등을 판매한다. 요리 프로그램 촬영, 공연, 쿠킹 클래스 등도 상시적으로 열리는 그야말로 이탈리아 음식 문화 그 자체다.
이틀리 내 카페테리아로 추정되는 사진 속 장소엔 기다란 원목 테이블이 있어 쇼핑객들이 먹고 마실 거리를 즐기면서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돼 있다. 이틀리의 '잘 살자'는 목표에 부합하는 해당 테이블은 정 부회장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마트의 지향점 역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함께하는 파트너'다. 그는 직원들에게는 물론 대외에도 누차 "매출은 머무는 시간에 달려 있다. 경험하게 하고, 기억을 남겨줌으로써 시간을 잡을 수 있는 기업이 미래 유통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이미 자체브랜드(PB)인 피코크와 노브랜드 론칭, 이마트타운과 스타필드 건설 등을 통해 '유통의 미래'를 스케치했다. '어떻게 색칠하느냐'는 당면 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고급화인 것이다. 테이블 설치부터 이마트와 관련 유통 채널 전반을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시하게 바꾸는 작업은 정 부회장의 귀국 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대형마트 본분에 충실하는 가운데 PB 상품 판매 등 차별화를 추진해가는 수준이었다"며 "정 부회장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따라 현업 적용 여부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이 앞으로 이마트 고급화에 드라이브를 걸면 효율화, 차별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노력이 전사적으로 펼쳐질 것임을 시사한다.
그 시작은 프리미엄 슈퍼 사업 혁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마트는 지난 1월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던 SSG푸드마켓과 스타슈퍼를 넘겨받고 운영 방식을 고민해왔다. 기존에 이마트가 운영하던 PK마켓과 일원화하는 방안은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 설정, 디자인 변경 등에 관해서는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다. 유럽에서 구상된 정용진표 프리미엄 슈퍼는 '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고급화를 통해 대형마트업 사양세 우려에 맞설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예정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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