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국인들, 현지 라네즈 매장 항의 방문
아모레퍼시픽, 중국 관계자와 대책 회의 벌여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내 반한(反韓) 감정이 확산되면서 국내 1위 뷰티업체 아모레퍼시픽에도 불똥이 번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된 동영상에는 중국 시닝 지역에 위치한 한 백화점내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메이크업 시연행사장에서 "한국기업 꺼리자"는 중국인들의 항의방문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라네즈 매장에서 근무 중인 중국인 직원들에게도 "너희가 중국인이냐", "중국인인데 왜 한국회사에서 일하냐"며 수분간 목소리를 높였다. 매장 주변에 있던 일부 중국인들도 "꺼져라"는 표현에 박수를 치며 "맞다"고 응수했다. 중국인 시위꾼들은 현지 매장 직원들의 설득으로 돌아갔지만,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내 혐한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5일 중국 담당자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최근 수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전체의 40%에 달한다. 지난해 한미간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한 1344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줄어든 건 2013년 3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업계에선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화장품 업계에서 먼저 사드 역풍을 맞은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발표한 '2017년 1월 불합격 화장품·식품 목록'에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화장품 3종이 포함됐다. 이들 제품은 지난해 성분검사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돼 불합격 판정을 받아 소각됐지만, 중국 당국은 뒤늦게 이를 공표하면서 사드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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