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 판결 이전 결정해야" 주장 힘실려
최근 지지율 상승·대선의지 피력 발언에 관심 높아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이르면 다음 주 중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오는 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판결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황 권한대행이 그보다 앞서 출마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된 이후 지금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3일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를 밝혀야 하지 않냐는 지적이 여러 군데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출마 관련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 판결 전에는 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이 탄핵 판결 이전에 대선출마 관련 입장을 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 것은 최근 지지율이 반등하는 등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데다 정치공학적으로 시기가 적절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황 권한대행은 전날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기독자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조속한 국정 안정을 이루기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자는 여호와시라'" 등 연설문에 없는 내용을 즉석에서 언급해 대권에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자아냈다. 황 권한대행은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쪽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려면 헌재 판결 이전에 밝혀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3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전날 발언과 관련해 "정치 속성상 황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시기는 헌재 판결 이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시기적으로 박 대통령의 탄핵 결과와 상관 없이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여권을 짊어지겠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다음 주 중 헌재 판결일 결정되면 황 권한대행도 본격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고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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