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사상최대 태극기 집회 靑 행진하며 긴장감 감돌아
-선고 전까지 주말 두 번 남아…분열의 광장, 더 험악해질 듯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 탄핵 찬반 세력 간 대결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98주년 3·1절을 기념해 1일 개최된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는 큰 충돌없이 끝났지만 탄핵 심판이 다가올수록 분열은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맞불집회 격인 태극기집회의 참여 인원이 늘어나고 있어 촛불집회 참석자들 간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15번째 태극기집회에는 집회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측은 5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던 지난해 12월3일 촛불집회 때(주최측 추산 170만명)와 괴리가 큰 수치다.
1, 2차 집회가 끝난 이후 대한문 주변에 모여 있던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오후 3시30분부터 청와대 방면 행진을 시작하면서 광화문광장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참여 시민들은 태극기를 세차게 흔들며 행진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촛불집회에서는 태극기집회 행진 세력들이 튼 노래 때문에 본 집회에서 진행된 발언들이 참여자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 했다.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대통령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과도한 음향 등 박근혜 비호세력의 노골적인 집회 방해와 험악한 분위기, 경찰이 겹겹이 둘러싼 차벽으로 광문광장 진입 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이날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는 아예 폐쇄됐으며 경찰들이 차벽으로 지나치게 둘러 싸고 있어 광장에 들어오지 못해 발걸음을 돌렸다는 시민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빗발쳤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일부 참여자들은 촛불집회 행진 도중 경찰에게 지하철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차벽을 제거해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앞으로 탄핵 선고가 나기 전까지 주말 동안 두 집회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광화문광장의 분위기는 더욱 험난해 질 전망이다. 탄기국 측은 오는 4일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공지한 상태다.
이에 반해 최용준 퇴진행동 공동 상황실장은 "탄핵심판일까지 4일, 11일 계속 광장에 모일 것"이라며 "탄핵 심판일 저녁에는 이곳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이어 "탄핵이 인용된다면 1차 승리를 자축하며 다음 투쟁을 결의하겠지만 만에 하나 기각된다면 헌재가 촛불민심을 저버렸음을 규탄하고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강력한 항의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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