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항공고·오상고, 학생·학부모 반발에 자진 철회
교육부, 외부세력 개입 여부 조사…20일 최종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3월 새 학기부터 역사 국정교과서를 사용할 연구학교가 경북 경산의 문명고등학교 단 1곳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학생과 학무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연구학교 운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당초 연구학교를 신청했던 오상고와 경북항공고는 결정을 자진 철회했다.
18일 교육부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경북도교육청 산하 교육연수원은 17일 오후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문명고에 대한 연구학교 지정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심의위원회는 이날 영주 경북항공고가 제출한 연구계획서 등도 검토했지만, 경북항공고가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위해 거쳐야 하는 학교 운영위원회를 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에서 탈락시켰다. 같은 시각 학교 측도 연구학교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당초 지난 15일 마감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 접수 결과, 전국 5249개 중·고교 가운데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경북항공고와 문명고, 오상고 3곳이었다. 하지만 경북 오상고는 재학생 100여명이 학교 운동장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논란이 일자 하루 만인 16일 결정을 철회했고, 뒤이어 경북항공고도 17일 오후 연구학교 지정을 포기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문명고 역시 연구학교에 반대하는 학생, 학부모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어 최종 운영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문명고 학생 250여명은 학교 운동장에서 연구학교 신청 반대 집회를 열었고, 학교 측도 학부모들에게 '23일까지 시간을 달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명고는 학교 운영위원회 1차 표결에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후 학교장이 운영위원들을 설득해 2차 표결을 거친 결과 찬성 5표, 반대 4표로 간신히 신청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들 학교가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철회한 것과 관련, 교육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외부단체의 개입 등이 있었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들이 반발해 신청을 포기한 것이라면 상관 없지만 외부단체가 와서 압력을 가한 것이라면 법적조치 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또 오는 20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집계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신청 학교가 단 한곳에 그치더라도 연구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연구학교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희망하는 학교가 있으면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조교재 형태로 무상 배포하는 방안 등도 검토중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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