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혼란과 분열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시점에 내놓은 발언이어서 '트럼피즘'에 일침을 가한 것이란 평가다.
저커버그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5800자짜리 서한에서 "이 시대에 페이스북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작동하는 글로벌 공동체를 만들 사회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유와 번영을 확산하고, 평화와 이해를 증진하고,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제하고, 테러나 기후변화, 전염병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인류는 진보를 위해서 도시나 국가가 아닌 글로벌 공동체로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가 강조한 '공동체' 개념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과 대비되는 것으로 최근 미국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에둘러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처음 페이스북을 시작했을 때 글로벌 공동체로 나아가는 것은 논란거리가 아니었고 해가 갈수록 우리는 더욱 연결돼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지구촌에는 세계화에 뒤처진 이들이 있고 글로벌 관계에서 빠지려는 움직임도 있어 매우 중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미 CNBC방송은 트럼프 시대의 정치적 분노가 저커버그로 하여금 플랫폼 재구성을 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으로 부상 중인 고립주의에 대항하기 위한 '정치적 성명'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저커버그는 "전 세계 18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을 글로벌 커뮤니티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고 진보라는 점을 개인과 정부에게 납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기술과 관련해 가장 좋아하는 격언인 '우리는 항상 우리가 2년 안에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과대평가하며 10년 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한다'를 언급하며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당장 만들 수는 없겠지만, 오늘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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