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케, 국내 토종 브랜드 최초 세계 4대 컬렉션 참가
중국ㆍ파리 이어 런던까지…한섬,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지난해말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하며 'K-패션' 리더로 나선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의 공격 본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한섬의 '덱케'가 론칭 3년만에 국내 토종잡화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세계 4대 컬렉션 중 하나인 런던패션위크에 참가하게 된 것. 정 회장은 올해를 '글로벌 한섬'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섬은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를 통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이랜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패션업계 빅4로 불리게 됐다.
한섬은 잡화브랜드 덱케가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영국 런던 'FC 쇼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런던패션위크에 참가한다고 16일 밝혔다. 한섬은 이번 런던패션위크 참가를 계기로 덱케를 글로벌 잡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런던패션위크 기간 '덱케 쇼룸'을 동시에 운영해, 유럽ㆍ미국 등 패션 및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한섬은 여성복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기존 패션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2014년 덱케를 론칭했다.
한섬은 이번 런던패션위크에 글로벌 패션 디자이너인 최유돈 디자이너와 손잡고 '덱케 바이 유돈초이'란 주제로 패션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 디자이너는 세계 유명 패션잡지와 영국 유력지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로, 2010년 런던패션위크에 데뷔한 뒤 10회 이상 계속해서 참여하고 있다.
한섬은 이번 덱케의 런던패션위크 참가를 시작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잡화 브랜드로 덱케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해외 백화점과 유명 편집매장(로드숍) 입점 등 유통망도 넓혀갈 계획이다. 이번 런던패션위크 기간 패션쇼가 열리는 '더 스토어 스튜디오스'에 덱케 쇼룸을 함께 운영하는 것도 글로벌 세일즈 전략의 일환 중 하나다.
앞서 한섬은 시스템옴므와 시스템을 필두로 글로벌 패션 시장으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두 브랜드는 이달 초 국내 토종 브랜드 최초로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입점했다. 라파예트 백화점은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최대 백화점으로, 매년 3000만명 이상의 쇼핑객이 찾는 명소다.
시스템옴므의 경우 같은 달 중국 항주대하(항저우따샤)백화점에 첫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백화점이 위치한 항저우 무림상권에는 일 평균 30만명에 달하는 유동인구가 다녀가는 핵심 상권으로, 최근 고급 패션에 대한 구매력이 늘고 있다.
한섬은 올 상반기 중 항저우 지역에만 시스템 단독 매장과 복합 매장 등 총 4개 매장을 열고, 하반기에 상하이·베이징 등 중국 대표 도시에도 6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 올해에만 총 10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50개 이상의 유통망을 확보해 누적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경영 목표도 내놨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의 독보적인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디자인ㆍ상품기획 등 R&D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K패션'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2017년을 '글로벌 한섬'의 원년으로 정하고,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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