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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우는 취준생]②기업보다 더한 '취업스터디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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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펙 다 따져서 뽑아…카톡 프로필로 얼굴 평가하기도

[두번 우는 취준생]②기업보다 더한 '취업스터디 갑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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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최근 한 취업스터디 모집 공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요구사항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스터디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름, 나이, 학교, 전공, 전화번호 등은 물론 토익점수, 인턴경험, 수상경험 등 스펙까지 써내야 했다. 간단한 자기소개글까지 첨부하란 말도 있었다. 기업에 내는 이력서 수준인 것이다.

기업들의 상반기 공채 시즌이 다가오면서 취업스터디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스터디에도 이른바 '갑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터디 모집자는 이 같은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로 '신원이 확실하고 다른 스터디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들의 행태가 기업의 갑질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김씨는 "기업에서 자신들과 맞는 사람을 뽑겠다고 말해놓고 학력과 나이, 스펙을 따져 뽑는 것처럼 스터디도 이런 걸 따지는 거 아니냐"며 "같은 취업준비생들인데 왜 갑질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갑질은 지원자들의 정보를 다 받아놓은 후 스터디 합격 여부를 알려주지 않는 경우다. 대학생 조인영(25)씨는 "들어가고 싶은 스터디가 있어서 지원서를 작성해 보냈는데 1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모집자에게 다시 연락했더니 그제야 스터디를 같이 못할 것 같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상 외모를 보고 지원자를 평가하는 스터디도 있다. 한모(26)씨는 얼굴 평가를 우려해 스터디 지원 시 카톡 프로필에서 아예 본인 사진을 빼고 귀여운 동물 사진 등을 넣어둔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터디가 이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원하는 거고 모집자가 지원자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취업준비생이라도 여기서 갑과 을의 관계가 만들어진다"며 "권력을 이용하려는 건 인간의 본성이지만 누구나 갑과 을이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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