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공식 매체는 15일 김정남 피살 소식이 긴급뉴스를 통해 알려진 지 12시간이 넘도록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데다 사망경위와 사체부검 결과 등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신들의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 국제사회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일 중장거리 탄도탄 미사일 '북극성 2형' 발사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된 상황인 데다 제3국에서 사건이 발생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김정남 살해 배후로 이복동생인 김정은이 지목되면서 국제 사회의 논란이 커질 경우 김정은의 통치 방식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질 수 있어 마냥 침묵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북한 외무성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공식기구 대신 노동당 외곽조직 또는 해외 친북 단체들이 그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미국 LA에 근거를 둔 친북 웹사이트 '민족통신'은 이날 "한국 언론을 비롯하여 일본 언론, 미국 언론 등은 한국 언론들의 미확인 보도들을 확인도 없이 마구잡이로 보도해 이 사건과 관련해 모종의 음모와 공작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를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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