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불법처리한 요양병원 등 13곳 적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이 불법 처리한 의료폐기물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감염 위험 의료폐기물을 불법 처리한 요양병원 등 13곳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2015년 11월 노인치료 병원에서 일회용 기저귀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실시했다. 이에 특사경은 시 관내 노인요양병원 등 60곳을 대상으로 수사에 들어갔다.

폐기물관리법을 보면 의료기관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중 인체 감염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은 배출자가 스스로 처리하거나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은 자에게 위탁처리 해야 한다.

의료폐기물은 의료기관에서 진찰, 치료, 검사 등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혈액, 체액, 분비물, 배설물이 함유돼 있는 탈지면, 붕대, 거즈, 일회용 기저귀 등을 포함한다. 요양병원 등에서 나오는 일회용 기저귀는 봉투형 용기에 75% 미만으로 넣고 위탁처리 시에는 상자용 용기에 다시 담아야 한다. 또한 다른 종류의 의료폐기물과 같이 보관해서는 안 된다.

특사경은 폐기물의 배출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관리하는 올바로시스템을 통해 배출량이 현저히 적은 병·의원을 특정했다. 진료시간이 끝난 뒤 주차장, 일반 쓰레기 배출장소 등에 내놓은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야간·심야 시간대에 일일이 확인했다. 이번에 적발된 곳에서 불법 처리한 의료폐기물은 약 157t이다.

특사경에 따르면 위반업소 대부분이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병원이었다. 그 특성상 입원환자의 분비물 및 배설물이 묻은 일회용 기저귀가 의료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이 비용 절감을 위해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특사경은 확인했다. 병원마다 의료폐기물 처리비용과 발생량이 다르지만 정상적으로 처리 시 평균 처리비용은 1㎏당 1000원이다.

이번 위반업소에서 불법 처리한 의료폐기물 총량은 약 157t으로 정상적으로 처리할 때엔 약 1억5700만원이 든다. 반면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하면 981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한 13곳 중 10곳을 형사입건하고 나머지 3곳은 관할 구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이들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분을 받게 된다.

강필영 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의료폐기물은 감염성이 강한 폐기물로 엄격하게 처리돼야 한다"라며 "앞으로도 병·의원은 물론 동물병원, 시험·연구소 등 다양한 배출자와 수집·운반업체의 보관 및 처리과정까지 수사대상을 확대해 위법행위를 추적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