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하나금융·KEB하나은행 최고위관계자 소환조사 검토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에게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를 소개시켜준 인물을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이 본부장이 귀국 후 임원으로 승진하는 과정에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이 본부장 재소환과 함께 KEB하나은행 고위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검토 중이다.
2일 특검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삼성전기 임원 출신인 유 대사를 최 씨에게 소개시켜 줬다. 유 대사와 이 본부장은 고려대 동문으로 독일에서 근무할 당시 친분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0여 년 전 독일에서 각각 삼성전기 유럽판매법인장과 외환은행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했다. 둘은 '고려대 유럽 교우회' 활동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본부장이 귀국 후 한달만에 임원으로 승진한 사실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자택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수첩에서 특검은 이 본부장의 이름을 발견했다. 안 전 수석은 특검 조사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이 본부장을 승진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본부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셋째주 이 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당시 특검은 이 본부장에게 최 씨의 독일 자금 및 삼성 합병 관련 내용과 함께 유 대사를 최 씨에게 소개시켜준 경위 등도 함께 조사했다. 특검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재차 소환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 최고위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월 갑작스레 해외사업본부를 1·2본부로 분리한 뒤 2본부장에 이 본부장을 앉혔다. KEB하나은행 독일 법인장을 마치고 정기인사에서 삼성타운지점장 발령을 받은 이 본부장이 한 달 만에 임원급인 본부장으로 승진한 경위 등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소환조사를 하지 않았는데 수사팀에서 고민한 뒤 필요하다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본부장은 최 씨의 딸 정유라씨의 특혜대출을 주선한 의혹도 받고 있다. 외환은행 독일법인장으로 있으면서 정씨에 대한 대출을 독일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2015년 외환은행 독일 법인에서 25만 유로(3억2000만원)을 대출받아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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