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해군 정보함인 신세기함의 무인항공기(UAV)도입사업이 25년만에 안착하게 됐다. 그동안 UAV 성능부실, 업체간의 다툼으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기종을 최종 결정했다.
1일 군에 따르면 해군의 대북 정보함인 신세기함에 탑재할 무인항공기(UAV)의 기종이 최종 결정됐다. 대북 정보함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인근을 오가며 북한을 상대로 음성ㆍ영상 정보를 수집하는 함정이다. 정보함의 운용은 해군이, 습득한 정보는 국가정보원에서 관리한다.
당초 2번 정보함인 신세기함은 미국 AAI사 생산 고정익(쉐도우-400)을 운용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과 2010년 각각 1대씩 추락해 운용이 중단됐다. 이에 방위사업청 무인기사업팀과 해군본부 담당자들은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오스트리아 쉬벨(Shiebel)사를 방문해 업체를 견학하고 회전익무인기인 '캠콥터 S100'기종을 최종결정했다. 가격은 180억 가량으로 쉬벨사에서는 올해 안에 납품할 수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주변 해역과 서북도서의 영상정보를 수집하는 '신세기함 UAV 탑재사업' 역사는 25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가정보원은 2003년에 예산 260억원을 들여 눈 역할을 할 UAV로 미국 AAI사의 무인정찰기 '쉐도우-400'를 결정했다.
하지만 성능은 부실했다. 2007년과 2010년 각각 조종장치와 엔진 점화장치에 결함이 생겨 2대가 추락했고, 나머지 1대도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2010년 이후 UAV 운용이 전면 중단됐다. 신세기함이 정보수집을 못하는 사이 그해 3월에는 천안함 피격사건, 11월에는 연평도 포격도발이 발생했다. 기체불량인 UAV를 납품한 업체에 군이 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은 그해 긴급예산을 투입해 사업을 재추진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2011년 5월 미국 AAI사의 한국에이전트가 해군 고위관계자에 로비를 했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군에 서경조 국방운영개획관이 AAI사의 견적을 축소보고했다면서 징계를 요청하고 사업 전면재검토를 요구했다.
결국 군은 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2014년 10월 오스트리아 쉬벨사의 UAV를 선정했지만 업체에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조달원 등록상 업체의 회사명과 대표자가 제안서와 달라 다시 입찰은 무효 처분된 것이다. 이에 방사청은 올해 1월 사업설명회를 갖고 재입찰을 했지만 이번에는 참여한 업체 모두 시험평가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UAV도입사업을 놓고 업체들간에 '상대업체 흠집내기' 민원이 이어지면서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셈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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