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해 기업순이익이 100조원에 육박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는 1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6개월 전략 보고서에서 "지난해 이미 코스피 순이익이 100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올해에는 코스피 순이익이 120~13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차화정랠리의 힘으로 90조원을 넘었던 코스피 순이익은 2013년 60조원 대까지 하락했다. 당시 코스피 순이익을 억눌렀던 이슈로는 ▲미국의 긴축(테이퍼 링)이슈 ▲일본의 아베노믹스 ▲원자재가격 하락 ▲건설/조선 등의 저가수주 등이 있었다.
보고서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조선/건설 등 산업재가 적자에서 벗어났고 한때 적자까지도 몰렸던 에너지/화학은 마진개선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넘나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한국 증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재 /산업재가 살아나는 와중에, 시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IT업종은 눈부신 이익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올해 예상되는 코스피 순이익 증가액이 약 18조원이라고 봤다. 이중 절반 이상인 64%(11.3조원)가 IT의 이익개선에 의한 것이고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7.4조원)와 SK 하이닉스(+1.7조원)의 순이익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자동차업종이 약 1조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이익 개선의 대부분은 IT에서 나온다고 내다봤다.
다만 보고서는 그동안 연초 추정치가 항상 과대 전망돼 왔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패턴을 보면, 연초에는 이익 전망치가 높았다가, 이후 크게 하향 조정되는 패턴이 반복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번에는 이전과는 달리 최소한 1분기 중에는 추정 치가 오히려 더 상향조정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IT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017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45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7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정치 평균인 삼성전자(38조원), SK 하이닉스(5.5조원) 보다 약 9조원 가까이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순이익 120조원이 아주 터무니 없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트럼프의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외환시장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고, 증설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체크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당분간은 거침없는 추정치 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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