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경제연구 "FTA 체결로 10여년간 물가 상승률 0.76%p 낮아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역개방도가 낮은 나라에서 무역장벽 해소의 효과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곽노선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임호성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이 22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FTA의 물가 안정화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FTA 체결은 2004년2분기부터 2015년 2분기까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평균 최대 0.76%p까지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총지수를 이용한 분석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FTA 체결로 인한 연평균 물가상승률 하락 효과는 0.52%p, 국제금융위기로 인한 물가상승률 하락 효과는 0.47%p, 두 가지 효과를 모두 합하면 0.98%p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최근의 물가 상승률 하락의 원인으로 원자재가격 안정, 유가 하락 등 대외적 요인과 함께 한국 경제 부진, 고령화 등 내적인 요인을 우선 언급했다. 하지만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세계적인 것이란 측면에서 대외교역과도 연관시켜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경제개발 초기단계인 1960년대에는 10.7%, 국제유가 변동 등의 요인으로 1970년대, 14.0%, 1980년대, 7.8%를 기록하다가 1990년대에는 5.6%로 낮아졌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에는 3.1%를 기록하다가 2010~2015년에는 연평균 2.1%로 크게 낮아졌다. 우리나라는 2003년 칠레와 FTA를 체결한 이후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52개국과 FTA를 맺고 있다.
임호성 부연구위원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은 관세율의 인하와 무역장벽의 완화·제거를 포함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수입제품의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고 또한 수입이 확대될 경우 소비자물가의 안정화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FTA의 물가상승률 인하효과는 무역의존도가 낮은 나라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패널분석 결과 무역개방도와 FTA 관련 무역량 증가가 물가상승률 인하에 미치는 한계효과는 교역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OECD 국가 평균적으로는 30여년간(1980~2014년) FTA로 인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 하락 효과는 연평균 0.43%p로 추정된다.
임호성 부연구위원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관세 인하와 수입쿼터의 폐지 또는 완화는 수입재의 국내 판매가격을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으며 수입량의 확대로 물가를 낮추는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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