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이재용 부회장에 위증·횡령 면죄부 줬다" 질타
18세 선거권 요구·서울대 시흥캠퍼스 이전 반대 의견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김민영 기자, 문제원 기자] 21일 영하의 날씨에 함박눈이 쏟아져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13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는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6시 현재 주최측 추산 15만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퇴진과 재벌총수 구속수사,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등을 촉구하고 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촛불집회 본집회에 앞서 오후 5시부터 시민발언대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누적돼 왔던 각종 부조리함과 적폐들을 규탄했다.
18세 선거권을 주장하고 나선 권혁주(17) 씨는 "몇몇 국회의원들은 청소년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권을 줄 수 없다고 하지만 역사적으로나 현 시국을 보나 청소년은 절대 비성숙하지 않다"며 "만 16세가 아니라 만 14세부터라도 참정권을 줘야한다. 조기 대선에는 청소년들도 함께 투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청소년 김민석 군 역시 "광장에서 그렇게 외치고 무시당하면서 행진하고 자유발언을 해도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그저 응원한다는 말 뿐이었다"며 "이번 국회에서 만 18세 선거권이 통과되지 않았는데 이 광장에서 청소년들은 주인이 아닌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근혜 정권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대학생들도 무대에 올랐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추진을 반대하며 100일 넘게 본관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대생 이시헌 씨는 "서울대는 박근혜정권 종합 비리 선물세트다"라고 규정하며 "성낙인 총장은 재벌 입맛에 맞는 정책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재벌의 힘을 빌려 캠퍼스 운영비를 댄다면 대학을 기업에 더욱 종속시킬 것"이라며 "박근혜 표 모든 적폐를 청산할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로 꼽히는 재벌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강릉에서 가전제품을 수리하는 삼성전자 하청노동자 이우식 씨는 "삼성에서 교육을 받고 삼성의 옷을 입은 채 삼성이 지시한 곳에서 삼성 제품을 수리했는데 법원은 지난주 우리가 삼성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불법파견 면죄부를 줬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뇌물과 위증, 횡령에도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촛불집회를 함께 만들어온 자원봉사자들도 무대에 올랐다. 촛불집회에서 수화 봉사를 하는 박미혜 씨는 "청각장애인들이 요청을 해서 봉사를 하게 된 후 장애인분들이 '여기서 뉴스보다 더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박근혜가 퇴진하는 날까지 신나게 수화 통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민발언대가 끝난 이후에는 광화문광장에서 13차 촛불집회 본집회가 이어진다. 이날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즉각퇴진과 조기탄핵을 핵심으로 요구하면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퇴와 재벌총수의 구속수사도 요구할 방침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