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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위기' 맞은 촛불…"조금만 더 힘을 내 끝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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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13차 촛불집회 즈음, 안팎서 3가지 위기 상황...이재용 삼성 부회장 영장 기각, 꺼져가던 촛불 다시 살리나?

'3대 위기' 맞은 촛불…"조금만 더 힘을 내 끝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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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타오르고 있는 촛불이 위기를 맞고 있다. 강추위ㆍ피로감 등으로 자체 동력이 약화된 데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속 영장 기각과 개혁 입법 좌초 등 안팎에서 3중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열기가 전혀 식지 않은 데다 이 부회장 영장 기각의 영향으로 21일 촛불집회에 다시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등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자체 동력 약화


촛불 집회 참가 숫자는 지난해 10월29일 1차 집회 당시 2만명에서 11월5일 2차 20만명, 11월12일 3차 100만명 등 급증하면서 결국 12월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원동력이 됐다. 이후에도 열기는 식지 않아 12월10일 7차 104만명, 12월17일 8차 77만명, 12월24일 9차 70만명, 12월31일 10차 100만명 등으로 연인원 1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서면서부터 참가자 숫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1월7일 11차 집회 당시 주최측은 60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지만 경찰은 2만4000명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순간 최대 집결 인원, 주최 측은 연 인원을 집계하는 방식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대폭 감소한 숫자였다. 특히 경찰은 이날 같이 열린 보수단체 맞불 집회 참가자 숫자가 촛불집회보다 더 많다고 발표해 논란이 커졌다. 지난 14일 열린 12차 촛불집회에는 참가자 수가 더 줄어들어 주최측 추산으로도 14만6000여명에 그쳤다.


이처럼 촛불집회 참여자 수가 적어진 것은 우선 영하 10도 안팎의 추운 날씨 덕에 가족 동반 참여자가 크게 줄어든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영하 10도 가까운 추위가 계속됐단 지난 14일 12차 촛불집회 참가자 이모(39)씨는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가 날씨가 너무 추워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며 "5분도 못 돼 길거리 까페로 대비했다가 그냥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열성 참가자들 사이에서 피로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도 주요 원인이다. 광화문 인근 회사에 근무하는 이모(33)씨는 대부분의 촛불집회에 '개근'했지만 지난주 12차 집회 때는 몸살이 나서 가지 못했다. 그는 "단순 감기인 줄 알았는데 독감이어서 며칠 동안 직장에도 못 나갔기 때문에 촛불집회에도 가지 못했다"며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문화생활, 여행도 자제하면서 주말마다 촛불집회를 꼭 챙겼더니 피로가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도 성향의 시민들 사이에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후 헌법재판소가 진행 중인 심의 결과를 지켜보자는 여론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수도권 주민 박모(46)씨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촛불의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대규모 집회가 계속될 수록 사회가 불안하고 대외적 이미지도 안 좋아지는 것은 맞지 않냐"라며 "일단 집회를 자제하고 헌재 판결을 기다려 봤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 탄핵 흔들리나?


자체 동력 약화가 촛불의 내적 위기라면, 이 부회장 구속 영장 기각은 촛불의 가장 큰 목표인 박 대통령 조기 탄핵을 어렵게 만드는 대외적 위기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일 새벽 서울지법 조의연 판사는 박영수 특검이 신청한 이 부회장의 뇌물ㆍ횡령 혐의 구속 영장에 대해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조 판사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의 원활한 승계를 위해 지난해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하면서 국민연금의 협조를 얻어내려고 박 대통령ㆍ최순실씨 등에게 400여억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조 판사는 "뇌물죄 성립요건인 대가관계에 대한 소명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즉 특검이 적용한 뇌물죄에 대한 법원의 1차적 판단은 '무죄'라는 얘기다.


이같은 이 부회장 구속 영장 기각은 촛불의 최대 목적인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안 심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법조인은 "국회가 여러 혐의를 적용해 탄핵안을 의결했지만 가장 심각한 혐의가 삼성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것인데 이게 무죄로 나올 경우 헌재가 쉽사리 탄핵안 소추 심의의 결론을 내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약없는' 개혁 과제


촛불이 요구해 온 사회 개혁 과제의 추진도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는 것도 위기다. 국회는 1월 임시국회를 열어 각종 개혁 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대부분 통과시키지 못했다. 국정교과서 폐기 촉구 결의안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재벌 개혁 등 핵심 법안들은 처리되지 못했다.


특히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이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등에서 당론을 오락가락하면서 개혁 입법이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2월 이후엔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도래하면서 정치권ㆍ국민의 관심이 온통 선거에 쏠리게 돼 더욱 더 개혁 입법의 처리가 어렵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악조건을 이겨 내기 위해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이날 13차 촛불집회에 총력 동원령을 내리는 등 '촛불혁명 완수'를 위해 애쓰고 있다. 퇴진행동 측은 이날 강추위와 폭설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 구속 영장 기각에 분노한 시민들이 다시 촛불 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진행동 측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듯이 아직은 분노를 삭일 때가 아니다"라며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끝을 보아야 한다. 명절을 앞둔 1월 마지막 촛불 광장에 모여 다시 한 번 역사를 만들어 가자"라고 호소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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