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정신 교수 12시간 고난이도 수술"
"의료비 지원도…환자부부 '온정 감사' 눈물"
[아시아경제 노해섭 가저]화순전남대학교병원(원장 김형준)이 베트남 뇌종양 환자에게 나눔의료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신경외과 정신 교수는 12시간에 걸친 고난이도 수술을 집도, 환자와 가족들에게 웃음을 찾아줬다.
한국에 입국, 최근 화순에서 수술받은 환자는 즈엉 미 한씨(45·여). 남편과 함께 베트남 호치민시 부근의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그녀는 지난해 7월부터 몸의 왼쪽부위 마비증상으로 고통을 겪었다.
현지 MRI 진단 결과는 ‘추체사대부 수막종’. 뇌 밑바닥 부위에 커다란 종양이 있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라 수술비 마련은 막막했다. 게다가 베트남의 현재 의술로는 성공률이 낮아 수술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좌절하고 있던 즈엉 미 한씨 부부에게 희망찬 소식이 들렸다. 사연을 알게 된 ‘베트남 115 인민병원’의 신경외과 의사 쿠옹씨가 한국의 화순전남대병원에 긴급히 도움을 청한 것.
화순전남대병원은 ‘115 인민병원’과 지난 2015년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고, 쿠옹씨는 두차례 화순에서 의료연수를 받은 인연이 있었다. 화순전남대병원엔 국내 최초로 설립한 ‘아시아·태평양 신경외과 수술교육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딱한 사연을 접한 화순전남대병원은 의료비 상댱액을 지원키로 했고, 신경외과 정신 교수가 수술을 맡았다. 정교수는 그동안 몇차례 베트남 환자들에게 인술을 펼쳐왔다. 지난 2011년 하노이TV 다큐멘터리로 베트남 전역에 방영, ‘한국의 뇌종양 명의’로 알려져 있다.
즈엉 미 한씨는 12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종양이 크고, 뇌압도 매우 높았다. 종양의 성장방향도 수술을 더욱 어렵게 했다. 자칫 뇌의 주요부위 손상위험도 있어, 뇌종양수술 중 가장 난이도 높은 수술이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즈엉 미 한씨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 정신 교수는 “향후 베트남에서 방사선치료와 함께 재활에 전념하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완치희망을 주었다.
즈엉 미 한씨 부부는 “한국의 정을 듬뿍 느꼈다. 얼른 완쾌해,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13일 퇴원을 앞두고, 정신 교수의 손을 꼭 잡은 부부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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