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밤 시카고의 매코믹 플레이스 센터에 모인 수천명의 청중들 앞에 섰다. 자신의 임기 8년을 마무리하는 고별 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미국민에게 감사와 이별 인사를 전하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행동을 강조,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고별 연설에는 미셸 오바마 여사 등 가족은 물론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측근과 백악관 참모들이 모두 참석했다. 시카고는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인 동시에 그가 지난 2008년 11월 최초 흑인 미국 대통령의 탄생과 미국 사회의 변화를 외치며 역사적인 대선 승리 연설을 했던 곳이다. 오바마 레거시(업적)가 시작된 곳에서 대미를 장식한 셈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날 연설을 통해 지난 8년의 업적과 회고에만 매달리지 않고 미국민들에게 전달할 미래지향적 메시지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사전 공개된 일부 연설문을 통해서도 오마마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일이 항상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기나긴 경주를 뛰면서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해왔다"면서 "미국 정치제도는 함께 나라를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가가게 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기간 미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었던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은 물론 오바마케어(국민건강보험) 도입,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이란 핵 협상 타결, 오사마 빈 라덴 제거 등 많은 업적을 일궈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재임기간 중 의회는 공화당 지배체제로 바뀌었고,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리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며 씁쓸한 퇴임을 앞두게 됐다.
이와관련, 워싱턴 정가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패배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에 오바마케어 사수를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지지자들에게 실천을 거듭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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