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운용 효율화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가동
보조금 신청, 집행 단계별 검증으로 부정수급 차단
조달청 계약시 출산휴가 등 기업 모성보호 가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60조원에 육박하는 국고보조금 사업에 대해 단계별로 검증시스템을 도입한다. 1500여개에 달하는 국고보조금 사업에서 발생하는 중복·부정수급을 막아 연간 1조원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조달청 물품구매 심사시 출산휴가처럼 모성(母性)보호 제도 시행 여부에 따라 점수를 가감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의 재정운용 효율화를 골자로 하는 2017년 업무보고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가동에 들어간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부정수급을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도 국고보조금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기초연금지급(8조원)과 생계급여(3조6000억원) 등을 포함해 국토교통부 주거급여지원(9000억원), 농림축산식품부 일반농산어촌개발(8000억원) 등 59조6000억원, 1535개 사업에 육박하는 대규모 재정 사업이다.
통합관리시스템은 이처럼 부처나 지자체별로 따로따로 이뤄지던 보조금의 신청과 집행, 정산 등 처리과정을 온라인으로 통합 관리하게 된다. 사용 인원만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차적으로 집행 부문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가동됐으며, 오는 7월에는 정보공개, 부정수급 방지 모니터링 기능이 추가돼 완전 개통을 하게 된다.
중복사업 검증을 포함해 수급자격, 가격적정성, 중복수급, 거래증빙 등 단계별로 검증을 실시해 그간 암암리에 이뤄지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고보조금 사업은 부처간 칸막이와 수작업에 의한 관리가 이뤄지다 보니 부정수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지난해 7월 감사원이 20조원 규모의 91개 국고보조금 사업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4461억원 규모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했다. 또 지난 2014년에도 검경 합동 수사에서 3119억원의 부정수급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정부는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부정수급 사례의 3분의 2이상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연간 약 1조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국고 운용 효율화를 위해 조달청 물품구매 계약 등 공공계약에서 모성을 보호하거나 적정임금을 지급하는 기업을 우대하기로 했다. 조달청 물품구매 적격심사 세부기준에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을 실시하는 우수기업에 가점(2점)을 주거나 부진기업은 감점(2점)하는 방식이다. 우수·부진 기업에 대한 기준은 고용노동부에서 활용현황 등을 고려해 마련키로 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재정건전화법을 오는 16일 국회 상임위에 상정하는 등 조속한 국회 통과를 추진, 재정준칙 마련 등 중장기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조성한다. 또 국유 행정재산에 대해 전수조사를 신시, 무단점유를 해소하고 유휴 재산을 관리하는 기반도 구축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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