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이화여대 학사부정 및 삼성 특혜지원 의혹의 수혜자 겸 공범으로 지목된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딸 정유라(지명수배)가 검거됐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 경찰은 인터폴로부터 1일(현지시각) 덴마크 북부 올보르그에서 정씨 등 4명이 현지 경찰에 의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다는 전문을 접수했다. 덴마크 경찰은 현지 제보를 토대로 정씨 신병을 확보했으며, 검거대상에는 2015년생 어린아이도 포함돼 정씨 자녀로 추정된다. 한국 경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를 통보하고 정확한 정씨 신병 상태 등을 파악 중이다. 특검은 외교·사법당국을 통해 정씨 신병을 넘겨받는 절차에 착수했다. 특검 관계자는 "정씨 송환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중"이라고 밝혔다.
이대는 입시요강 변경 및 사후 취득 전형자료 등을 통해 정씨를 편법 입학시키고, 수업 참여나 과제 제출 등 학업 이수도에 비해 과도한 학점을 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검은 검찰 수사단계에서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이대 관계자 외에 정씨 본인도 형사책임이 인정된다고 보고 입건했다.
특검은 정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기소중지·지명수배 조치하고, 여권무효화 등 외교당국을 통한 강제송환 추진, 독일 사법당국과의 사법공조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정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도 요청했다.
특검은 조교를 동원해 정씨의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하고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혐의(업무방해 등)로 유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필명 이인화)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작년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에 오른 삼성은 최씨 소유 독일법인과 승마선수 지원 명목 20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9월까지 78억여원을 집행했다. 해당 자금은 최씨 모녀의 생필품 구입자금 등으로 사사로이 유용돼 ‘맞춤형 뒷돈’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경영승계 지원사격, 면세점 사업권, 총수사면 등 재계의 부정청탁과 비선실세 지원을 맞교환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비선실세의 사사로운 특혜, 이권개입에 권력이 동원된 정황이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에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하고, 비선실세 일가에 94억여원을 특혜지원한 재계 1위 삼성이 핵심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특검은 경영승계 핵심 포석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주무부처가 개입해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1호 구속자’가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 이사장)이다.
한편 변호인이 정씨 도피를 거들어 왔다는 의혹 관련 그의 변호를 맡아 온 이경재 변호사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정씨 자진 귀국을 조언해 왔다”고 해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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