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힘들었죠. 올해 돌아보면 어쩜 그렇게도 그럴 수가 있는 건가요. 잘했어요. 참아 내기 힘든 그 용서할 수 없는 걸 다 함께 외쳤던 그 날들. 지금 내 옆 거짓말 못 하는 작은 꿈들로 사는 사람들 그들과 건배해. 오늘은 그래도 크리스마스.
가수 윤종신의 '그래도 크리스마스' 가사입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왠지 캐럴보다 이 노래가 더욱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구는 돌고,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옵니다. 유난히 가슴이 콱 막히는 듯한 일이 많았던 한 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힐링이 될만한 '사이다' 선물을 준비해봤습니다.
올해를 빛낸 신조어를 꼽으라면 단연 '사이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소화가 안되거나 과식을 했을 때 사이다를 마시면 속이 뻥~ 뚫린다. 누군가 내가 못했던 말을 대신 해주거나, 속 시원한 행동을 하면 우리는 그들을 일컬어 '사이다'같은 존재로 칭송한다. 이 와중에도 국민의 꽉 막힌 가슴을 뚫어줄 사이다 같은 이들은 존재했다. 말 한마디로 스트레스 날려준 '칠'명 사이다를 모아봤다.
1. 표창원
"국정 농단 부역자들의 심리는 집단 성폭햄범들의 심리와 유사하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직 프로파일러 출신답게 날카로운 시선과 속시원한 발언들로 이목을 끌었다. 표 의원은 지난 15일 jtbc '썰전'에 출연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부역자들과 집단 성폭행범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표 의원은 "오히려 피해자를 겁박하고,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고 버틴다는 점이 매우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탄핵 찬반 의원 명단을 공개하는가 하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일침을 해 화제가 됐다.
2. 안민석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3~40분간 논할 머리 안된다"
"머리 굴리지 말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열린 재벌 총수 청문회에서 '사이다 독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대답할 때 자꾸 머리 굴리지 말라" "나이가 50세도 안됐는데 여기 어르신들 계신 앞에서 놀리는 듯 답변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소 수위가 높은 발언으로 인신공격성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3.주식갤러리 네티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위증을 했다"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네티즌은 대한민국은 IT강국이라는 걸 몸소 증명하며 '대국민 사이다'로 급부상했다. 주식갤러리 네티즌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2004년 한나라당 법률자문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최순실씨의 실명을 거론하는 영상을 찾아냈다. 이는 최순실씨를 모른다며 줄곧 의혹을 부인했던 김 전 비서실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후레자식연대
"어버이연합?엄마부대? 우린 그런 부모 둔 적 없는데요"
지난 4월 극우단체 어버이연합,엄마부대 등에 반발하는 후레자식연대가 결성됐다. 이들은 어버이연합, 엄마부대가 "어버이나 엄마라는 이름이 무색하리만치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목청을 높인다. 그들을 어버이 혹은 엄마로 인정할 수 없다"며 후레자식연대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 많은 네티즌들의 환영을 받았다.
5.김숙
"어디서 남자가 감히"
"어딜 남자가 조신하게 살림이나 해야지"
개그우먼 김숙은 '갓숙', '숙크러쉬(김숙+걸크러쉬)'열풍을 일으키며 가모장적 발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김숙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그동안 가부장적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속앓이를 해왔던 여성들에게 통쾌한 사이다가 됐다.
6.그림왕 양치기
"아 보람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보고서가 개판이네?" "개처럼 일만시키니까요"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일러스트 작가 그림왕 양치기(양경수)는 직장생활과 관련해 사이다 멘트를 날려 큰 인기를 끌었다.
7. 유병재
"좋은 친구 사귀면 연설문 직접 안 써도 돼"
'오늘만 사는 사람'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방송인 유병재가 올해도 어김없이 세태풍자 발언으로 시청자들을 웃겼다. jtbc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좋은 친구를 사귄다. 그러면 연설문을 직접 안 써도 된다"라고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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