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 시장 흐름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강세
-중공업·철강·은행 섹터 우수
올해 국내주식형펀드는 '시장의 승리', 해외 주식형펀드는 '러ㆍ브(러시아ㆍ브라질) 펀드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시장 흐름을 따르는 패시브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업황이 바닥을 찍고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중공업ㆍ철강ㆍ기계장비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ETF가 선전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와 신흥유럽에 투자하는 펀드가 50~60%대 수익률로 잭팟을 터뜨렸다. 브라질펀드도 대통령 탄핵 후 증시 상승과 헤알화 강세에 힘입어 뛰어난 성과를 냈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올해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 '톱(Top) 10'은 시장 흐름을 따르는 패시브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가 휩쓸었다. 펀드매니저들이 주가 상승을 예상해 선택한 종목을 담은 액티브펀드는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1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 1311개 중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 ETF로 연초후 30.1%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종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올라오면서 중공업 ETF의 성과가 우수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 들어 주가가 70.27%나 뛰었다.
다음으로 ' 미래에셋TIGER200철강소재' ETF가 26.24%로 수익률 2위를 기록했고, '미래에셋TIGER은행' ETF(223.53%), '삼성KODEX은행' ETF(23.53%), ' 삼성KODEX철강' ETF(22.09%) 순이었다.
수익률 톱10을 휩쓴 ETF는 대부분 특정업종지수를 추종하는 섹터 ETF로 중공업, 철강, 은행, 기계장비, 반도체, IT(정보기술) 등이었다. 바닥 수준으로 악화됐던 업황이 개선되고 실적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중공업, 철강, 기계장비 등 섹터 ETF의 수익률이 높았다. 또한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내면서 반도체, IT 섹터 ETF가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주가가 42.3% 올랐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장은 "은행업종은 저금리로 대출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기계ㆍ소재업종도 실적 턴어라운드에 들어갔다"며 "미국 경기가 완전고용 수준으로 개선됐고, 앞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대형 가치주와 경기 민감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반도체ㆍ기계ㆍ소재 섹터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수익률이 부진한 국내주식형펀드에는 화장품, 헬스케어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돼 중소형주가 죽을 쑤면서 코스닥에 투자하는 펀드도 맥을 추지 못했다.
올 들어 돈이 많이 몰린 펀드는 주로 배당주펀드였다. '멀티에셋코리아베스트다이나믹인덱스' 펀드에 1091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뒤를 이어 '베어링고배당플러스' 펀드에 778억원이 유입됐고,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 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펀드,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연금저축' 펀드에 각각 778억원, 663억원, 576억원, 499억원이 들어와 자금 유입액 상위 5개 중 3개를 배당주펀드가 차지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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