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올해 경기 침체에도 세금이 잘 걷히는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개선과 비과세·감면 정비로 법인세가 크게 늘었으며, 3분기까지 소비가 좋은 흐름을 보이며 부가가치세도 증가했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2월호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21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정부의 올해 목표 보다 얼마나 세금이 걷혔는지를 나타내는 진도율은 92.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포인트나 늘었다.
세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세목은 법인세다. 지난해 보다 7조8000억원이 증가했는데 기업 실적 개선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가가치세는 60조2000억원으로 진도율이 100.7%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부터 올해 3분기까지 소비실적 개선으로 지난해보다 6조8000억원 증가했다.
또 올해 부동산 거래 증가와 자영업자 종합소득세 신고실적 개선, 명목임금 상승 등으로 소득세는 지난해보다 6조8000억원 늘어난 55조40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진도율은 87.5%로 가장 낮았다.
사회보장기여금 등 기금수입은 11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7조원이 늘면서, 진도율도 80.1%로 0.7%포인트 증가했다.
아울러 1~10월 총수입은 348조2000억원, 총지출은 330조9000억원으로 통합재정수지는 17조3000억원 흑자로 4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었다.
사회보장성 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도 16조1000억원 적자로 지난달까지 기록한 22조7000억원 적자 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기재부는 부가가치세 신고·납부 등으로 세수 개선세가 이어지며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지난달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부가가치세 납부가 이뤄지는 1, 4, 7, 10월에는 총수입과 국세수입이 늘고, 재정수지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국가채무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10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59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조원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도 6조원이 늘었다. 국고채권이 지난달보다 5조2000억원, 국민주택채권이 5000억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월은 국고채 상환이 없는 달로 국가채무 잔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불용 최소화 등 적극적인 재정운용으로 11월 이후에는 재정수지 적자폭이 다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주요 관리대상사업 279조2000억원 가운데 10월말까지 242조3000억원을 집행해 연간 계획 대비 86.8% 집행률을 기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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