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사유 전부심리 원칙…준비절차로 속도 높일것"

헌법재판소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착수한 헌법재판소가 조속한 심리를 원칙으로 하되 탄핵소추의결서에 적시된 탄핵사유 중 중대한 사안 일부만 선별심리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리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모든 사유를 다 심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헌재 배보윤 공보관은 12일 오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른바 '선별심리' 가능성을 일축하고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배 공보관은 또 심리 중 중대한 탄핵사유가 인정되면 조기에 결론을 낼 가능성에 대해 "그런 건 상정할 수 없다"면서 "(당사자가) 주장하는 건 모두 판단해야 한다. 주장하는데 심리를 안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배 공보관은 그러면서도 "조속한 심리를 통해 결정을 한다는 데 재판관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이를 위해 내주 중 주심을 맡은 강일원 재판관을 포함해 2~3명 가량의 수명재판관을 지정해 준비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수명재판관(수명법관)은 변론준비나 증거조사 등 특정 소송행위를 전담하는 역할을 맡는다. 헌재는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난 9일 박 대통령에게 탄핵청구서를 보내 오는 16일까지 답변서를 달라고 요청했다. 헌재는 답변서가 도착하면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기일 등 심판 절차의 윤곽을 잡을 방침이다.

이번 심판에서 수명재판관은 변론기일 전 준비절차를 담당하게 된다. 증거조사의 범위나 앞으로 다툴 쟁점 등이 이 과정에서 정리된다. 불필요한 변론기일을 줄여 심판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게 준비절차의 목표라고 배 공보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