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점유 이후 부지이용료 22억 한푼도 안내, 서울시 폐쇄 조치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초등학교 시절 승마를 했던 곳으로도 알려진 서울 성동구 '뚝섬승마장'이 폐쇄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내 유일한 마장이었던 뚝섬승마장이 문을 닫게 된 이유는 고가 회원제로 운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승마장 부지를 무단 점유한 이후 토지 이용료를 한 번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소에 따르면 서울시승마협회에 소급 부과된 뚝섬승마장 부지 이용료 21억9500만원(2007~2011년)은 아직까지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뚝섬승마장은 1988년 한국마사회가 서울올림픽 전 경마장을 과천으로 옮기면서 서울시에 용지(1만2692㎡)를 기부 채납했고 서울시승마협회가 실질적으로 운영해 왔다. 당시 서울시 체육회가 위탁 관리하려 했으나 예산 부족 등 여러 이유로 관리가 어려워 서울시승마협회가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1988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만 무상 사용하기로 돼 있었지만 서울시승마협회는 1991년부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 승마장을 운영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후 시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로 승마장을 운영하기 위해 서울시승마협회와 위탁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늘 의견 차로 결렬됐다. 서울시승마협회는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기엔 다소 비싼 사용료를 부과했고 고가의 회원권을 판매해 실질적으로 승마장을 운영했다. 승마장 일일 사용료는 1시간 기준 평일 7만7000원, 주말 9만9000원이었다. 월 회원권은 160만원에 달하며 연간 회원은 3000만원가량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돈으로 서울시승마협회는 2004년에 자체적으로 일부 시설을 개·보수 하기도 했다.
서울시승마협회가 뚝섬승마장의 공공 승마장 전환을 거부했던 이유로 이 승마장이 '그들만의 놀이터'로 유명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서울 시내에 있는 단 하나의 승마장으로 접근성이 좋아 연예인이나 유명인 대다수가 이곳에서 승마를 했기 때문이다. 해당 서울시승마협회는 2014년 12월 폐쇄되기 직전까지도 정씨의 대회 출전 허위 공문을 만들기도 했다. 서울시의회 시교육청 행정감사에서 정씨는 국가대표로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2014년 9월20일 단체전, 21일 개인전을 마친 뒤인 25~30일 서울시승마협회가 보낸 공문을 내고 결석했다. 시 관계자는 "뚝섬승마장은 과거 자신의 말이 있거나 재력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승마장 건립을 계속해서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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