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수, 10년 새 9% 감소…비중도 ↓
임대료 등 비용 오르고 경쟁 더 치열 '이중고 삼중고'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서초구에 거주하는 박영선 씨는 수년간 운영하던 밥 장사를 접었다. 손맛 좋기로 유명해 단골 손님도 제법 많았지만 최근 치솟는 재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가게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박 씨는 "백반집에서는 상추 값이 1원이라도 오르면 직격탄을 맞는데, 올해처럼 채솟값이 널뛰었던 적도 없었다"며 "들어오는 돈은 똑같은데 임대료 등 날로 커지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식 같았던 식당운영을 그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구에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시환 씨도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퇴직금을 탈탈 털어 창업한 커피 전문점 옆에 최근 대기업계열의 편의점이 들어선 이유에서다. 편의점 커피 값은 1000원대로 저렴한데다, 초코칩 쿠키까지 끼워줘 고객들이 이탈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단골손님들도 자연스럽게 편의점으로 발걸음 하자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 그는 당장 다음 달 임대료를 어떻게 낼 지 막막한 심정이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규모는 최근 10년간 감소세다. 2006년 613만5000이던 자영업자 수는 2015년 556만3000명으로 9%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26.5%를 차지하던 데서 2015년 21.4%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자영업주 비중은 외국에 비해 과다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맞은 데는 외부 변수의 영향도 컸다. 장기 침체 국면 속에 '최순실 게이트'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까지 시행되면서 내수침체는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청탁금지법 시행 두 달을 맞아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외식업체 479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외식업계 매출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보다 21.1% 급감했다.
외식업 운영자의 63.5%는 청탁금지법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평균 매출감소율은 33.2%다. 외식업 시장 전체로 환산할 경우 21.1%의 매출 감소를 가져 온 것이라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객단가(1인당 평균매입액)가 5만원 이상인 식당은 실제 37.8%의 매출 손실이 있었으며, 3만~5만원 미만인 식당 중 80.0%도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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