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국민담화 이후 정국 추이 예의주시
탄핵소추안 추진하는 내 주 긴장 고조될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보경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세번째 대국민담화를 가진 박근혜 대통령이 또 다시 장고 모드에 돌입했다.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밝힌 후 정국 추이를 지켜볼 전망이다. 새누리당 재선의원들과의 면담도 추진하다 취소했다..
30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후 새누리당 재선 의원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대통령 퇴진 문제를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의원들이 요청했지만 전날 담화를 지켜본 후 면담 계획을 일단 접었다.
재선인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이 잡힌 것은 맞다"며 "담화 이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현 시점에서 청와대 방문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 정무수석을 통해 시기를 다시 살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 거취와 관련한 면담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단 국회로 공이 넘어간 만큼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당분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행보도 지금처럼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달 이상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소집하지 않는 등 국정공백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 참모는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가급적 메시지를 알려 국정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다수가 동의한다"면서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회의를 소집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청와대는 일단 다음주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2일로 예정됐던 탄핵안 제출이 9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치권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질의응답을 포함한 4차 담화가 다음 주 열릴 것으로 보여 탄핵추진의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정치권이 탄핵 대신 대통령 임기 단축을 중심으로 한 원포인트개헌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세운다면 안정적인 마무리를 위해 국무회의 주재 등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국회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여야가 합의해 결정한 사안은 수용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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