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김재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이유 중 하나가 최태민 때문이었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의 뿌리인 최태민 일가를 파헤치는 '악의 연대기-최태민 일가는 무엇을 꿈꿨나' 편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최태민과 박근혜 당시 영애의 관계에 관해 충언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김재규가 오랜 시간 최태민을 경계하고 있었으며 최태민이 박근혜 영애를 최면술로 유혹했다는 의혹에 대해 파헤쳤다.
박 전 대통령 암살한 김재규를 변호했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를 우리 변호사가 작성해서 냈는데 추가로 본인이 보충하겠다고 했다. 자기가 왜 박정희를 살해했는지에 대한 이유 중 하나가 더 있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확보한 김재규가 직접 쓴 추가 항소서에는 “박 대통령 가족에 관한 것이라 공개된 법정에서 밝힐 수는 없으나, 꼭 밝혀둘 필요가 있어서 이 자리에서 밝히고자 한다”고 적혀 있었다.
김경래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은 “최태민이란 사람이 박근혜에게 접근해 온갖 못된 짓을 한다. 박근혜가 온갖 나쁜 짓을 당하면서 아버지보다 더 귀하게 생각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냐고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김재규 사건을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는 “김재규 부장이 사형당하기 4개월 전인 1980년 1월 28일 면회를 갔더니 최태민 얘기를 처음 꺼냈다”며 “박정희 대통령을 쏜 이유로 구국여성봉사단의 망국적 전횡도 작용했다며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면 최태민은 교통사고라도 내서 처치해야 할 놈이라고 분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최태민은 구국여성봉사단을 앞에서 기업들로부터 양로병원을 짓는다며 기업들로부터 수억원대의 돈을 뜯어냈다”며 “박승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도 최태민을 조사하니 그가 박근혜 영애를 등에 업고 수십억원을 갈취한 사실이 적발돼 김재규 부장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소연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박승규 민정수석은 최태민이 여성 정치 지망생 6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내용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 변호사는 “김재규 부장은 이를 종합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박근혜 영애와 떼어놓아야 한다고 보고했으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박근혜 말만 듣고 이를 묵살했다”고 증언했다.
제작진은 1979년 중앙정보부이 최태민을 조사했던 기록도 찾아냈다. 해당 기록에는 최태민이 7개의 이름과 6명의 부인을 뒀다는 점, 그의 각종 비리와 범죄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또한 최태민이 일제 강점기 순사로 활동했다는 것까지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한편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13.9%를 기록했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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