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3일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의 '방위비 인상 수용' 시사 발언에 대해 "그 대통령에 그 청장"이라며 발언 취소 및 사과 등을 요구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에 혈세를 퍼주겠단 장 청장은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며 "이 정권은 국민 주권, 군사 주권, 외교 주권까지 모두 엿 바꿔 먹을 셈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굴욕적 한일 외교에 이은 대미 조공외교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방사청과 미 상무부 간 방산업체 정보 교환 협약 체결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장 청장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차기 미 정부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재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에만 충성하고 국민은 안중에 없는 장 청장은 즉각 사과하고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며 "사과하지 않는다면 장 청장은 트럼프 대변인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성토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한 "장 청장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모르겠다"며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장 청장의 발언은 월권이며, 굴욕적 궤변"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시건방진 이야기"라면서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미 대선 때 이야기 한마디를 갖고 방사청장이 소신 없이 말하는데, 역시 그 대통령에 그 청장"이라고 비판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방사청장이 망언을 했다. 미국에서 다른 말이 없는데도 먼저 알아서 기는 망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이는 지난번 동북아평화협력의원단 말하고도 상충된다"며 "의원 외교단이 기껏 설명을 해도 이렇게 상충되는 얘기를 하고 국익에 반하는 말을 하면 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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