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1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뿔 난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이 서울역광장에 집결했다.
집회 주최측은 6만7200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1만4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박사모를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서울역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예정된 네 번째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 2시 시작된 집회는 박사모를 비롯한 70여개 보수단체들이 구성한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연대'가 주최했다.
사실상 이번 집회를 주도한 단체는 박사모다. 박사모는 지난 8일 공식 인터넷 카페에 ‘전국 총동원령 발동’ 공지를 게시했다. 박사모는 공지에서 “한 분도 빠짐없이 집회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박사모 회원은 7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자유총연맹(공동주최),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도 힘을 보탰다.
집회는 국기에 대하여 경례, 애국가 제창, 주요 인사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강제하야 절대반대", "법치주의 수호하자", "대통령님 사랑해요" "선동언론 소설언론 퇴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야당에 대해 색깔론 공세를 폈다. 무대에 오른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번 촛불집회로 추미애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박 대통령이 하야하면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추대되고, 김정은의 북한과 고려연방을 구성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발언에 나선 한 교수는 "김대중이 북한의 핵폭탄을 만들어 줬다"며 "좌파 모두를 총살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과 국회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무대에 오른 한 인사는 "언론과 국회의원들이 개돼지고, 좌익단체과 종북 빨갱이들이 개돼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우리는 지금 종북좌익과 싸우고 있고, 국회의원들이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탄핵과 특별검사 시행 등 모든 것이 미친 짓"이라고 덧붙였다.
19년 전 탈북했다는 한 여성은 "노무현정부 때는 얼마나 깨끗했느냐"며 "한 집 건너 한 곳이 죄다 바다이야기 였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또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사회주의로 물들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이 등장해 잠시 소동이 일기도했다. 이 시민은 서울역 택시승강장 앞에서 확성기를 든 채 "박근혜 하야"를 외치자 흥분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욕설을 퍼붇고 지팡이 등으로 위협했다. 이 실랑이는 10여 분 간 지속됐고, 경찰이 시민을 집회 장소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으면서 마무리됐다.
이들은 잠시 뒤인 오후 4시부터 제4차 범국민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인근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제4차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이들은 행진을 마친 뒤 곧바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2차 집회를 열 계획이다.
경찰은 만일을 대비해 서울역, 서울시청, 광화문광장 등 집회 현장 근처에 202개 중대 1만80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의 충돌을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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