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성 삼성SDS 사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인력 효율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임원들에게 공언했다.
정 사장은 "팀장들이 이런 것을 안 해봐서 잘 못할텐데, 할 때 제대로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인사통'으로 불리는 그가 지난해 12월 삼성SDS의 수장으로 취임하자, 업계는 삼성SDS에 조만간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했었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부사장)을 거친 삼성 내 인사부문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삼성SDS 진급률은 30~40% 정도로 올해는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급누락자가 켜켜이 쌓여 있어 인사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사장의 공식적인 구조조정 발언은 최근 몸집 줄이기에 나선 그룹 내 계열사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삼성그룹의 22개 계열사에서 올 상반기 동안 감축된 직원 숫자는 1만명에 달한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올 들어 명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5개 계열사에서 상반기 감소한 직원수는 5729명이다.
삼성그룹의 직원 감축 규모는 자산순위 30대 그룹 중 가장 크다. 삼성 계열사 중 상장사 15곳만 따로 보면 같은 기간 총직원수가 18만 4294명에서 17만 8118명으로 6176명(3.2%) 줄었다.
삼성SDS의 구조조정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조정과 기업분할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조만간 삼성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늦어도 내년에는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그룹 내 삼성SDS에 대한 보유 지분은 총 56.7%(삼성전자 22.6%, 삼성물산 17.1%, 총수일가 17.0%)다. 이중 총수일가 보유 지분 17.0%는 여전히 약 2조원을 상회하는 상당한 규모다. SDS 주식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치환되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분율 강화 시나리오는 삼성SDS의 계열 분할을 전제로 한다. 증권가에는 삼성SDS가 결국 물류 부문과 IT서비스 부문으로 인적분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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