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나 떨고 있니?"…'트럼플레이션'에 채권 시장 흔들

시계아이콘01분 5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나 떨고 있니?"…'트럼플레이션'에 채권 시장 흔들
AD


美 10년물 국채금리 2% 돌파후 연일 급등
미국·유럽 매도세 확산…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
트럼프+인플레 공포…재정확대로 물가 살아날 것
강달러·금리인상과 얽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대전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저성장과 디플레이션, 양적완화의 수혜를 톡톡히 봤던 글로벌 채권 시장의 강세장이 끝나가는 것일까. 채권 금리 상승은 미국 기준 금리 인상, 달러 강세와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성장세 회복과 금리인상 가능성을 놓고 올 여름부터 꿈틀대던 채권 금리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9일(현지시간)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돌파한 뒤 10일 2.15%까지 상승했다. 3일간 0.30%포인트나 뛴 것이다. 3년만에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미국만큼 빠르진 않지만 유럽 국채 금리도 상승세다. 길트(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일 연속 올라 1.34%를 나타내고 있고 분트(독일 국채) 동월물은 0.274%를 기록중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분트 금리는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었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달러 가치도 연일 상승세다.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DXY)는 10일 0.29% 상승한 98.785를 나타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재정확대를 통해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채권 매도세 확산의 배경이 되고 있다. 살아나는 물가, 성장 회복, 기준금리 인상, 양적완화 축소 등 향후 예상되는 모든 시나리오가 채권 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달 나온 미국의 3분기 성장률 선방과 뚜렷한 고용시장 회복세, 연말 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채권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에 따른 재정확대 가능성이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으로 물가 급등 우려가 커진 상황을 '트럼플레이션(Trump+Inflation)' 리스크의 등장이라고 표현했다.


국채 금리가 급등했던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의 양적완화 종료 시사인 이른바 '테이퍼 텐트럼(긴축 짜증)'과 지난해 여름 분트 금리 급등을 시작으로 전 세계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했던 것이 그 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가시적인 물가회복세가 동반되지는 않았다.


미국과 유럽의 물가상승세가 뚜렷하고 Fed가 긴축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채 투매가 글로벌 경제 기조의 전환점을 암시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9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1.7%를 기록했다. Fed의 물가 목표치 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빠른 상승세다. 영란은행(BOE)은 내년 인플레 전망치를 2%에서 2.7%로 대폭 상향하면서 당분간 추가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수년간 채권의 이례적 강세는 장기화되고 있는 디플레이션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산물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물가가 살아나고 왕성하게 채권을 사들이며 돈을 풀어온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되면 채권 시대는 종말을 고해야할지도 모른다.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면서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초기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2012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와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채권 금리가 연일 급등한 지난 4일간 S&P500 지수가 4% 가까이 뛰는 등 강세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 역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정부 채권을 팔아버리고 금을 사라"고 조언했다. 시장의 트럼프 공포가 빠르게 잦아들었고 위험자산 선호도가 살아나면서 금값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선거결과로 공화당은 대통령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면서 "올 여름 이후 시작된 리플레이션(물가 상승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금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라고 충고했다.


전 세계 채권 시장의 지표가 되는 미 국채 금리 급등세로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각국의 부채 부담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BNP파리바의 로렌스 무트킨 글로벌 금리 전략가는 "재정지출 확대로 정부가 돈 쓸 일은 더 많아진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채권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