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케이크, 경기 좋으면 대형트리·장식품 잘 팔려
유통업계, "미리 크리스마스"…커피숍에선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캐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크리스마스 시즌에 불황이면 케이크가 잘 팔리고, 경기가 좋으면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품이 잘 나가곤 했다.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어떤 상품이 잘 팔릴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통업계는 한 달 빠른 연말 분위기를 내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가 침체한 해일수록 크리스마스 시즌에 케이크가 더욱 잘 팔렸다. 국내 A대형마트에서는 미국 금융 위기로 경기가 침체됐던 2008년 말 크리스마스에는 케이크 매출이 높게 나타났지만, 2009년에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매출이 이전해보다 감소했다. 또한 유럽 재정 위기로 세계적인 경제 침체를 맞은 2010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케이크 매출이 높게 나타나고, 이듬해인 2011년에는 다시 감소했다.
이에 '불황일수록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잘 팔린다'는 속설이 생겨났다. 외식비 지출을 아끼는 대신 집에서 연말 파티분위기를 내기 때문에 케이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경기가 좋을 때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용품은 동이 났다. 코스피(KOSPI) 주가지수가 뛰어오르고, 전자 등 주요업종의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05년, 국내 백화점들의 송년 세일 매출은 전년대비 두자릿수씩 증가했으며 특히 크리스마스 특수도 톡톡히 누렸다.
모던하우스에서는 이 해 크리스마스용품이 12월 초부터 동이 나 추가물량을 긴급 주문해야했으며, 대형마트에서는 고가 트리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불황에 1만원짜리 트리가 주로 나갔지만 3만~8만원짜리 트리를 찾는 이들이 증가한 것. 고가 트리는 1.8m이상이 되는데 크기가 클수록 방울, 인형 등 트리를 꾸미는 장식품도 덩달아 잘 나가기 마련이다. 당시 크리스마스용품 매장에는 트리를 담은 박스가 수시로 들락날락거리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올해 유통업계에는 일찍부터 수천개의 전구로 외관을 장식하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판매하는 등 연중 최대 대목장사를 준비 중이다.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에 들어선 편집샵 메종 티시아는 국내 리빙 전문샵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의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품, 오르골 등 총 600여종을 내놨으며 모던하우스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품, 주방용품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는 600여개 상품을 출시했다.
앞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지난달 28일부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속 백화점을 꾸몄고,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순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등에 8~10m 크기의 대형 산타클로스 모형을 설치한다. 신세계는 본점 본관 외벽 중심에 20m짜리 대형 트리를 설치하고,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에 9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제작한 26m길이의 뱀 조형물에 일제히 불이 켜지도록 했다.
커피전문점들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돌입했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국내 대형 커피점들은 연말 시즌 음료와 함께 내년도 다이어리를 내놓기도 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캐럴을 틀어놓았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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