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외신들은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검찰출두와 긴급체포, 수사 소식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하면서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순실씨가 전날 검찰에 출두해 "죽을 죄를 지었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최씨가 말하는 죽을죄는 대통령에게 폐를 끼치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것을 말하는 것 같다고 1일 밝혔다. 하지만 각종 국정개입 의혹과 재단을 통한 자금 유용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그가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핵심 인사 경질을 통해 신뢰 회복을 원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본인의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의 쇄신을 단행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신문은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대통령 하야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박대통령 스스로 사임할 생각은 없는 듯하고 201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습 효과를 기억하고 있는 야당 역시 적극적으로 탄핵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거국 내각 구상도 엉거주춤한 상황에서 야당은 당분간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우선시하며 박근혜 정권을 흔들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문은 지난 2013년 63%를 돌파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면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 임기 말 레임덕은 불가피하지만 이번에는 전례 없는 사태로 한국의 외교와 내정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무속인 조언자(shaman adviser)가 한국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FT는 그동안 여러 부패 스캔들이 한국에서 발생했으나 이번과 같이 미스테리한 무속인이 영향을 미쳤던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최순실씨 언니 최순득씨가 새로운 비선실세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기득권이 부정한 방법으로 특권을 휘두르는 것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분노와 상실감이 크다고 밝혔다. 신문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번 사태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향후 한일 외교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