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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족 퇴근길의 新놀이터 '뽑기방'이 떴다

시계아이콘02분 16초 소요

혼자족 퇴근길의 新놀이터 '뽑기방'이 떴다 사진=인형뽑기방의 모습. 투명한 유리로 된 인형뽑기 기계 속에 요즘 유행하는 캐릭터 인형들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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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25일 퇴근시간 무렵 서울 종로구의 한 인형 뽑기방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뽑기방엔 20대 남짓의 인형 뽑기 기계가 꽉 들어차 있었다. 손님들은 저마다 귀여운 캐릭터 인형들이 가득 찬 기계를 바라보며 '초 집중 모드'였다. 간간히 "와~"하는 환호와 함께 웃음소리가 들렸다. 인형을 뽑아 든 사람의 얼굴에선 수확의 기쁨마저 느껴졌다.

혼자족 퇴근길의 新놀이터 '뽑기방'이 떴다 사진=저녁 무렵 손님들로 북적이는 인형뽑기방의 모습.



젊은층이 '뽑기'에 열광하고 있다. 인형 뽑기는 1000~2000원을 기계에 넣고, 안에 있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집게로 잡아 올려 획득하는 방식이다. 캡슐에 담긴 장난감을 뽑는 뽑기도 있다. 2000년대 초 유행했던 뽑기 게임이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뽑기방이라는 명칭을 쓰는 곳만 9월 기준 전국적으로 147곳이나 된다. 집계되지 않은 곳이나 새로 생겨나고 있는 곳까지 포함하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혼자족 퇴근길의 新놀이터 '뽑기방'이 떴다 사진=4호선 이수역 역세권엔 인형뽑기방이 최근 한달새 5군데가 생겼다.



"혼자 놀아도 괜찮아"=회계법인에 근무하는 이모(27)씨는 퇴근길에 시간이 날 때면 혼자서 인형 뽑기 방에 들린다. 이씨는 "인형 뽑기는 게임이 단순해서,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즐기기 부담이 없다"며 "많이 뽑을 땐 일주일에 4~5개씩 뽑은 적도 있다. 이제 집에 컬렉션이 생길 지경이다. 요즘은 인형들이 예전처럼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퀄리티도 좋아서 뽑는 맛이 난다"라고 미소 지었다.


실제로 인형 뽑기방에선 혼자서 뽑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종로 인근에는 청소년들이 많았고, 강남역이나 이수역 부근에선 직장인도 꽤 보였다.


인형 뽑기에만 100만원가량을 썼다는 직장인 선모(28)씨는 "혼자서도 기계가 눈에 보이면 한 번씩 한다. 어렸을 때부터 즐겼는데 요즘엔 인형 뽑기 기계가 많이 생겨서 더 자주 한다"며 "인형이 목적이라기보다 뽑는 손맛에 중독 되서 계속하게 된다. 인형이 많아져서 뽑으면 친구들에게 다 나눠준다"고 말했다.


혼자족 퇴근길의 新놀이터 '뽑기방'이 떴다 사진=한 학생이 혼자서 인형뽑기를 하고 있는 모습.



취업준비생 박진희(24)씨는 학원 수업이 끝나면 종종 뽑기방을 찾는다. 박씨는 "인형을 뽑기에 집중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진다. 또 지켜보는 사람도 딱히 없고, 다들 인형 뽑기에 집중하니까 혼자와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아서 좋다"고 전했다.


인형 뽑기방은 대체로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지폐교환기 몇 대와 인형 뽑기 기계가 전부다. 아르바이트생이 있는 곳도 있지만, 청소하고 인형을 채워 넣는 정도의 업무만 하고 가게에 상주하진 않았다.


인형 3마리에 4만원…=뽑기 고수들을 구경하다보니 왠지 자신감이 생겼다. 기자도 만원 지폐를 호기롭게 지폐교환기로 가져갔다.


1000원을 넣고 첫 판, 역시 실패했다. 연이어 한 기계에서만 5000원을 순식간에 소비했다. 보통 작은 인형이 담긴 기계는 1000원에 2번 게임을 할 수 있고, 큰 인형 기계는 1번 정도 할 수 있다.


상품이 나오는 통로에 최대한 가까운 것들을 집중 공략했지만, 인형의 무거운 머리 탓인지 집게는 뽑힌다 싶을 때쯤 자꾸 허망하게 인형을 놓쳤다.


라이언, 지방이, 무민, 스티치 등의 캐릭터 인형이 담긴 기계가 인기가 제일 많았다. 큰 인형 중에는 그나마 지방이 인형이 가장 잘 뽑히는 것처럼 보였다. 주위의 구경하던 고수들이 서로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혼자족 퇴근길의 新놀이터 '뽑기방'이 떴다 사진=기자가 직접 뽑은 라이언 인형.



작은 인형들이 담긴 인형 뽑기는 판에 밀려 인형이 딸려 나오도록 여러 마리를 겹쳐서 잘 쌓아야 한다. 작은 인형들이 담긴 기계는 인형이 밀어져서 하나씩 나오는 방식이고, 큰 인형은 한 마리씩 통에 넣어야 나오는 시스템이다.


큰 인형은 각도가 생명(?)인데 집게에 잘 집히게 누워있는 인형을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지만 도저히 감이 오질 않았다.


게임 몇 판을 하다 보니 재미가 붙었다. 거의 다 됐다 싶을 때쯤 집게는 어김없이 인형을 놓아버렸다. 1000원만 넣으면 마치 인형이 뽑힐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그렇게 40여분 어느새 지갑에 있던 만원 짜리 지폐들이 순식간에 바닥나버렸다.


불법 게임기 조심해야=인형 뽑기가 유행하면서, 게임기의 개·변조 사례 역시 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불법 개·변조 게임물인 '불법 뽑기' 게임과 불법게임물 제공업소에 대한 근절방안을 마련하고, 관련자를 수사의뢰 조치하고 있다.


변조된 불법 뽑기는 기계의 집게 악력을 조절해 소비자들이 게임기 안에 들어 있는 인형이나 상품을 쉽게 뽑을 수 없게 만든다. 이외에도 상품을 밀어내는 봉의 길이를 줄여서 뽑지 못하게 하는 등 다양한 개·변조사례가 나오고 있다.


또 길거리 등 실내가 아닌 건물 외에 마련된 게임기의 경우 불법 운영 게임물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검사관들이 일일이 뽑기방을 돌면서 계기판을 뜯어보는 방식으로 단속해야 한다. 뽑기방이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조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라며 "10월 중으로 '난이도이벤트 설정 기능', '구간별 힘 조절 기능'등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 마련 및 이용자 고지 의무화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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