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대선을 불과 보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여전히 선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어 역전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미국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클린턴에 12%p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매체가 성인 1391명으로 상대로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50%와 38%의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클린턴은 그 동안의 조사에서 처음으로 지지율 50% 고지를 밟았다.
CNN이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트럼프에 9%포인트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8%의 지지율을 기록, 50%에 육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역별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작성하고 있는 대선 당선 가능성 전망에서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93%로 점쳤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은 고작 7%에 불과했다.
트럼프 캠프의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조차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뒤지고 있다"고 열세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선거 자금 모집 규모도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WP의 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번 대선 자금으로 11억4000만달러를 모금했다. 이는 민주당과 외곽의 슈퍼 팩(PACㆍ정치활동위원회)의 모금을 모두 합친 것이다. 반면 트럼프 캠프 측은 7억1200만달러에 그쳤다. 그나마 5600만 달러는 트럼프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내놓은 선거자금이다.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사전 투표율도 트럼프에겐 악재로 분석된다. 올해 11월 8일에 실시되는 대선에서 조기투표율은 40%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기 투표율은 10월 들어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2년 기록한 33% 조기투표율을 쉽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조기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트럼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유세에서도 "각종 미디어의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내가 (클린턴에) 이기고 있다"면서 "내가 당선돼서 조작된 선거 시스템을 모두 바꿀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장담이 실현되기 힘들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