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 개원 후 실제 전원율은 훨씬 낮다"
"국감자료는 대부분 개소 이전 응급의료센터 통계"
" '2세 환아 전원’관련 초기 정보 정확치 못해 아쉬움"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전남대학교병원의 ‘권역외상센터 전원율 최고’와 '2세 환아 전원 거부’는 보다 확실한 자료참고와 정보제공이 이뤄지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먼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전국 외상센터를 대상으로 한 권역외상센터의 전원율 국감 자료에서 전남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9.26%로 전국 외상센터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전남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개소(지난해 9월22일) 이전 응급의료센터의 9개월간의 통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순수한 외상센터의 통계는 10월 단 한 달 자료만 반영된 것이다.
이번 국감의 전원환자 통계는 전국 외상센터가 매달 국가외상사례등록시스템(KTDB)에 등록한 자료이다.
외상센터 개소 이전의 응급의료센터는 일반응급환자와 중증외상환자를 함께 치료했으며, 이로 인해 응급실 과밀화지수가 120%로 전국 평균(67%) 보다 훨씬 높아 원활하고 신속한 처치를 위해 타 병원으로의 전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전남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개소된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 현재까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증가된 475명의 외상환자를 치료했다.
이는 권역외상센터 설립 목적에 부합한 결과이며, 이 기간 중 실제 전원율(전원 환자 13명)도 9.26%에서 2.75%로 현저하게 낮춰졌다.
비록 이 수치 또한 전국적으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권역외상센터 설립 후 훨씬 좋아진 결과이며, 개소 1년도 안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속적으로 낮춰질 것으로 기대돼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다.
다음으로 교통사고 환아의 전원 거부에 대해 전원 의뢰병원의 초기 환자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의뢰병원측에서 전남대병원에 전화로 알려온 환자의 상태는 활력 징후(혈압·맥박·호흡 등)가 정상이었고 발가락이 절단에 가까운 상태였다는 것이었으며, 골반골 상태나 출혈 여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만약 의뢰병원과 전남대병원의 통화 당시 환자의 활력징후가 좋지 않았다면 전원사유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들이 상의한 결과, 발목 압궤 손상과 족지 절단에 가까운 상태에 대한 치료는 미세혈관 및 신경수술을 잘 할 수 있는 병원으로의 전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돼 이러한 내용을 전화로 설명했었다.
물론 소아환자의 미세혈관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가 없다는 점은 이번 사건에서 피할 수 없는 지적 사유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러한 미세한 혈관 및 신경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는 전문의 취득 후에도 수년간의 경험과 수련이 필요하기에 인력양성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에 소아외과 전문의 수는 30명에 불과하며 이는 인구 10만명 당 0.06명으로 일본의 3%, 미국의 1% 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또한 환자가 오지 않은 상황에서 치료여부를 문의해 왔을 때 현실적으로 보다 정밀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안내하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을 했던 것이다.
한편 이번 전원 논란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부터 이틀간 해당 의료기관 5곳에 대해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보건복지부·중앙응급의료센터·관할 시도 관계자와 관련 학회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팀은 전남대병원 조사결과에 대해 “외상환자 수용 의료인력의 부재라기 보다는 환자 상태를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정보를 제공받았고, 이를 근거로 전문인력부족(미세접합 수술 및 소아정형외과 전문의 부재)에 따른 판단을 의료병원에 위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조사팀은 “최초 의뢰병원에서 골반골 골절과 발목골절 환아에 대한 중증도 파악이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되며, 병원에 도착하는 중증외상환자 중 일부는 초기에 중증도를 실제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며(이는 권역외상센터에서도 마찬가지임), 환자의 경과 중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면서 “그 중 골반골 골절 환자는 위의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은 이번 해명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밝힘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우려를 제거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전남대병원은 이번 국감에서의 지적을 통해 잘못된 부분은 즉각 개선해 이러한 불명예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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