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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규제완화에 들끓는 부산…'분양권 전매' 전국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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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분양권 9만6292건(31.4조) 전매
서울·경기 분양권 전매 건수·금액 넘어서
"규제 완화로 청약 자격, 전매 제한 없어"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부산에서 태어나 35년 동안 살고 있는 김정대(가명)씨는 결혼 5년차인 지난해 내 집 마련을 위해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청약을 넣었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에 김씨는 분양권 시장을 노크했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상황에 닥쳤다. 청약을 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분양권 가격이 폭등한 데다 중개업자에 따라 수천만원씩 차이가 난 것이다. 가격에 부담을 느낀 김씨는 일단 전세로 더 거주하면서 신규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부산의 부동산 시장을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전매 제한이 없고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바다와 인접하거나 교통 여건이 뛰어난 신규 분양 단지에는 청약에서 수만명씩 몰리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갈 곳을 잃은 여윳돈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부산은 분양권 전매 건수·금액 모두 수도권을 넘어섰다. 투자 수요에 실수요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분양권 거래 현황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분양권은 59만8891건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82조5359억원에 이른다. 이중 분양권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이나 경기 등 수도권이 아닌 부산이었다. 부산의 분양권 거래는 9만6292건(31조4283억원)에 달했다.

이어 경기와 경남에서 각각 7만4940건(29조2609억원), 7만3297건(18조8933억원)이 거래돼 분양권 전매가 많은 곳으로 분류됐다. 서울에선 분양권 거래가 2만9525건에 그쳤지만, 집값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어 금액 기준으로는 경남에 육박하는 18조3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종시는 정부부처 이전으로 신규 아파트가 집중 공급된 데다 특별분양을 받은 공무원들이 대거 분양권 전매를 하면서 2만5012건(6조8781억원)이 거래됐다.


부산은 자체 수요가 풍부한 데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투자자들까지 대거 몰려 다른 지역보다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 청약 당첨은 곧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청약시장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공급된 '명륜자이' 청약에는 무려 18만115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23.6대1로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청약 경쟁률 상위권은 모두 부산에서 나왔다.


이렇게 치열한 청약 이후에는 입주까지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난다. 지난 4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자이'는 180가구 모집하는 일반분양에 8만1076명이 몰리면서 평균 450대1로 모든 주택이 마감됐다.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이 단지는 정당계약이 이뤄진 지난 5월 한 달에만 일반분양 물량의 절반이 넘는 101가구의 분양권이 전매됐다. 부산의 다른 단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지역에 한해 청약 1순위 자격을 강화하고 전매 제한 기간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지방 부동산 시장이 어려울 때 청약·분양권 전매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현재 부산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이 과열되면 불법이 생기고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필요한 규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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