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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의혹' 언급 피한 허창수…무거운 분위기 속 열린 한일 재계회의(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5초

전경련, 한일 재계회의 개최…허창수 회장 등 참석
허 회장, 재단 해체론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반복
"양국 재계, 지진·제3국 진출 확대 분야서 협력"


'미르 의혹' 언급 피한 허창수…무거운 분위기 속 열린 한일 재계회의(종합)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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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원다라 기자]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둘러싼 청와대 개입설까지.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며 사면초가에 빠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26회 한일 재계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국과 일본 양국 기업인 대표가 오랜만에 만난 자리였음에도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한국측 인사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회의 참석 차 행사장을 찾은 허 회장은 재단 설립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청와대 개입과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는 해체론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손사래를 칠 뿐 별다른 말이 없었다. 재단 설립을 사전에 보고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 그런 것 없다"고 말하며 황급히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행사가 시작된 후에도 허 회장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취재 열기를 의식해선지 개회사를 읽을 때도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옆에 앉은 이승철 부회장도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미르 의혹' 언급 피한 허창수…무거운 분위기 속 열린 한일 재계회의(종합)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경련은 최근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공식 대응하지 않고 있다. 두 재단을 해체하고 신규 재단 설립 의사를 밝히며 관심을 잠재우려고 했으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해체론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허 회장은 그동안 언론 접촉을 피한 채 각종 논란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역할이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의혹에 해명하진 못하더라도 추락한 전경련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의라도 보여야한다는 지적이었다.


이날 한일 재계회의 참석자들은 논란을 의식한 듯 무거운 표정으로 일관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과 관련한 언급을 피하며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금호타이어 인수 등의 질문에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인수자금 마련, 우선매수청구권 사용 등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도 "준비하고 있다"고 짧게 언급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한일 양국 기업인은 지진 등 자연재해 예방, 제3국 시장 공동진출, 향후 예정된 올림픽 등에 대한 양국 기업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허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어려운 때일수록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양국 기업인은 올해 잇따라 발생한 지진에 대한 산업계 차원의 방재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제3국 공동진출 확대를 위한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양국 경제계는 지원시스템이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내년 봄 관련 세미나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아울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적 스포츠행사가 양국에서 연달아 열리는 만큼 민간차원의 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청소년 교류확대, 동아시아경제통합·환경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대응, 관광 등 분야에서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 경제계 대표인사 18명이 참석하였다. 일본측에서는 사카키바라 경단련 회장, 우치야마다 도요타자동차 회장, 이와사 미쓰이부동산 회장 등 19명이 참석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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