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5~6% 수익률…전문가 "가파른 상승은 힘들 듯"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돌파하면서 원유 상품 투자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IGER 원유선물(H) 주가는 지난 7일 기준 4415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5.62% 상승했다. 신한 WTI 원유 선물 상장지수채권(ETN) 주가는 지난 7일 기준 7850원으로 같은 기간 6.51% 올랐다.
원유 상품 수익률이 상승한 것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미국 원유 재고 감소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알제리 회의에서 오는 11월 원유 생산 목표를 하향하는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달 9~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회의에서는 OPEC과 비회원국 산유국인 러시아가 비공식 회의를 갖기로 하면서 OPEC 비회원국의 감산 동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도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7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50.07달러로 지난해 8월11일(50.59달러) 이후 1년2개월만에 5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배럴당 43달러선에 불과했지만 지난 7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49.81달러로 올라섰다. 6일 기준으로는 배럴당 50.44달러를 기록해 연중 최고점을 찍은 6월8일(51.23달러) 이후로 4개월만에 5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유가 상승으로 원유 ETF 수익률이 짧은 기간에 급등하자 투자자이 몰려들면서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TIGER 원유선물(H)는 이달 일 평균 거래량은 84만305주로 지난 9월 일 평균 거래량(56만1077주) 대비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겠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유국들의 협력 공조 가능성, 가을 비수기 이후 겨울 난방수요 증가 등에 의해 4분기 유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OPEC은 국제유가가 회원국 재정 안정, 셰일오일 견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배럴당 50~6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며 "이번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는 단기적인 상방 압력을 받겠지만 가파른 상승을 기대할 순 없다"고 분석했다.
원유 상품 투자시 '롤오버(월물 교체)'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은 현물이 아니라 선물에 투자해 만기가 돌아오면 기존 선물을 팔고 새로운 선물을 사야 한다"며 "이 때마다 롤오버 비용 발생하기 때문에 원유 투자 상품 수익률이 유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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